"사랑은 조건을 맞춰가는거야"남과 여가 만나서 사랑을 예감하고 그 사랑을 확인하기까지는 설레고, 두렵고, 황홀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굳은 언약을 마쳤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환경과 처한 위치에 따른 이해와 양보가 선행되어야 하며, 가치관과 지향하는 바가 다른 데서 오는 불화를 극복해야 하며, 각자의 일에 대한 영역 확인과 존중도 필요하다.
좀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처의 자식들은 어찌할 것인지, 아이를 더 낳을 것인지, 경제적 분담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말이다.
지나 프린스 비더우드의 1999년 작 '키싱 유 (Disappering Acts)' (18세, 새롬)는 위와 같은 문제에 봉착한 흑인 남녀의 사랑의 궤적을 따라가는 영화다.
4명의 흑인 중상층 여성의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 의 원작자이기도 한, 테리 멕밀란의 베스트셀러를 토대로 하고 있다.
범죄와 가난에 찌든 밑바닥 흑인의 삶이 아닌, 여느 인종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의 통과의례를 그리고 있어, 인종 편견을 넘어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멕밀란 소설의 장점이다.
1989년에 발표된 'Disappering Acts' 의 영화화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이는 액션과 멜로를 무난하게 넘나드는 흑인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 여성 감독과 스태프를 기용하여 순탄할 수 없는 남녀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가수의 꿈을 안고 맨해턴으로 이사 온 조라 뱅크스(새너 레이선)는 집 수리공 프랭클린 스위프트(웨슬리 스나입스)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를 인연으로 하여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동거에 들어간다. 그러나 프랭클린이 고등학교 졸업도 못해 일용직 노동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두 아들까지 둔 별거남이란 사실을 고백하면서 첫번째 위기를 맞게 된다.
이어 조라의 간질 발작과 임신, 레코드 취입 문제로 두 사람은 연이은 사랑의 시험에 빠지게 된다.
※감상 포인트/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가진 것은 없지만, 함께 인생을 헤쳐나갈 사람인가가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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