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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B2B 말로만 연기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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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B2B 말로만 연기나랴

입력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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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제조업체들간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망 구축사업이 업체간 이해대립과 정부의 수수방관으로 표류하고 있다. 반면 경쟁국들은 이미 업체간 전자상거래 상용화에 나서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앞으로 국제 경쟁에서 더욱 뒤쳐지는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1일 산업자원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조선, 철강, 석유화학, 기계 등 중후장대형 산업체들이 '전자장터'로 불리는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동 구매한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한 인터넷 구매와 판매 비중도 각각 1.8%, 1.2%에 그쳐 전자상거래사업이 출발점에서 멤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후장대형 업체들은 지난해 초 원가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자상거래공동사업을 소모성자재 구매부터 시작해 앞으로 원자재 중간재 완제품 매매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며, 산자부도 9개 업종을 대상으로 업종별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을 유도했다.

▲조선부문 CEO 정식 선임 지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5개 조선업체들은 조선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키로 하고 지난 2월 최고경영자(CEO)로 구본룡 전 산자부 산업기술국장을 내정했다.

그러나 업체간 이견으로 한달이 넘도록 CEO가 정식 선임되지 않고 있으며, 자본금, 사업방향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반해 유럽지역 20여개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했고 일본 조선업계도 3월 개설을 목표로 준비가 끝난 상태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마련과 솔루션 검토 등의 실무적인 준비는 끝났지만 고위경영진간 의견절충이 늦어져 전자상거래 공동사업 의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일본과 유럽등 경쟁업체에 뒤쳐질 수 밖에 없"고 강조했다.

▲잦은 정책 변경ㆍ기업 관행이 문제

기계산업은 e-마켓플레이스 구축 계획을 2003년으로 미뤘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업계간 의견조율이 안되고 있고, 관련정책도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부품 및 제품 표준 분류체계 마련, 전자문서 통일 등 전자상거래를 위한 인프라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협회 차원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철강과 화학업계도 애니스틸닷컴, 케미즌닷컴 등을 통해 B2B사이트 서비스에 나섰지만 회원사의 내부 재고관리나 물류 시스템과 연동되는 시스템이 부족해 적지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간 이해대립을 조정해야 할 관계당국도 일손을 놓은 채 방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산자부 전자상거래지원과 관계자는 "B2B의 핵심인 공개성과 투명성이 국내 기업관행과 맞지 않고 업체간 이해를 중재할 방법이 없어 업체간 e-마켓플레이스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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