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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봄맞이 계곡여행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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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봄맞이 계곡여행 4선

입력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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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여행의 화두는 계곡이다.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눈 녹은 물을 머금고 어느 해보다도 봄 계곡이 풍요로울 전망이다. 깊은 골짜기의 잔설과 맑은 계곡물을 함께 보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여행.운치가 있을 듯하다. 봄맞이 계곡을 꼽아본다. 산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가벼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화양ㆍ선유동계곡(충북 괴산)

속리산 북쪽 계곡의 같은 물줄기이면서 약 10리의 거리를 두고 따로 흐른다. 모습이 전혀 다르다. 화양계곡은 우람하고 선유동계곡은 여성처럼 다소곳하다.

화양계곡에는 조선의 대학자 우암 송시열의 발자취가 가득하다. 우암은 화양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 곳에서 은거했고 아홉 곳의 명소에 이름을 직접 붙였다.

그래서 화양구곡이라고도 불린다. 계곡의 백미는 우암이 책을 읽고 시을 읊었다는 암서재이다. 집채만한 바위를 주춧돌 삼아 방 한 칸짜리 집을 지었다.

원목의 색깔을 그대로 살린 암서재는 자연의 분위기에 그대로 녹아든다. 서재 앞으로 맑은 물이 고인다. 금사담(金砂潭)이다. 잘 닦여진 너럭바위가 푸른 물에 드리워져 있다.

선유동계곡은 아기자기하면서 화려하다. 이 곳도 아홉 군데의 명소가 있어 선유동구곡이라 불린다. 계곡의 모습을 잘 표현하는 곳은 와룡폭포. 비스듬히 누운 바위를 타고 계곡물이 흐른다.

주변 바위가 사람이 올라가기에 적당하게 배열돼 있어 폭포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속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화양분소 (043)832- 4347

▽무릉계곡(강원 동해)

백두대간의 중심 봉우리인 두타산과 청옥산을 흘러내리는 물줄기이다. '무릉도원'에서 따 온 이름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물은 바위만을 골라 길을 냈다.

그래서 웬만큼 큰 비가 내려도 탁해지지 않는다.

계곡은 화사하게 자리잡은 고찰 삼화사에서 시작된다. 삼화사 앞의 무릉반석이 우선 눈에 띈다. 300~400명이 올라타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너럭바위이다.

옛 선비들이 반석에 올라 경치와 술에 취했다. 그리고 이름을 새겨놓았다. 반석을 가득 덮은 글씨 중에는 조선시대의 명필 봉래 양사언의 것도 있다.

무릉계곡의 백미인 용추폭포까지 약 1.2㎞. 걸어서 40~50분 걸리는 트레킹 코스이다. 절반쯤 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명소가 학소대. 거대한 바위가 누워있고 물줄기가 대각선으로 흐른다.

학이 날아오르는 모습이다. 용추폭포 직전에서 만나는 쌍둥이 폭포는 두 계곡의 물이 하나로 만나는 장소. 흔치 않은 절경이다. 용추폭포는 3단 폭포이다.

60여㎙의 바위절벽을 만난 계곡물이 두 곳에 웅덩이를 거쳐 떨어진다. 물이 많을 때 더욱 웅장하다. 옆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우렁차다. 관리사무소 (033)530-2565

▽주왕산계곡(경북 청송)

주왕산은 잘 생긴 산이다.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석병산으로도 불린다.

청량산, 월출산 등 다른 바위산에 깊은 계곡이 없는데 반해 주왕산은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을 갖고 있다.

바위산을 타고 내리는 계곡, 당연히 멋진 폭포가 이어진다. 대전사에서 산골 오지마을인 내원동에 이르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왕복 4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길이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주왕산 계곡에는 모두 3개의 큰 폭포가 있다. 모두 분위기가 다르다. 제1폭포는 거대한 돌 웅덩이 속에서 만난다. 학소대를 지나 철다리를 타고 돌 틈으로 들면 사방이 돌로 둘러쳐진 곳에 이른다.

돌 그릇 안에 서있는 듯하다. 그릇의 한쪽 모퉁이로 폭포가 떨어진다. 제2폭포는 여성스럽다. 물이 작은 웅덩이를 만나 한바퀴 돈 뒤 다시 떨어진다. 가녀린 물줄기이다.

제3폭포가 가장 웅장하다. 강렬한 힘에 커다란 소가 만들어졌고 그 소의 옆구리 바위까지 패였다. 인근의 달기약수, 물 속 버드나무가 인상적인 주산지 등을 보너스로 돌아볼 수 있다. 주왕산 관리사무소 (054)873-0014

▽금당계곡(강원 평창)

메밀꽃으로 유명한 평창군 봉평을 가로지르는 흥정천. 이 물줄기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대화면에 이르면 평창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영동고속도로와 만나는 백옥포리에서 대화면 안미리에 이르는 약 20㎞ 구간이 금당계곡이다. 최근 래프팅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이 계곡은 여전히 깨끗한 속살을 간직하고 있는 무공해 지역이다.

계곡을 따라 비포장길이 나 있지만 자동차 여행보다는 트레킹이 제격이다. 가파른 구간이 거의 없고 평지에 가깝다. 6시간 정도면 경치를 완상하며 계곡을 주파할 수 있다.

봄이 깊어지면 진달래, 철쭉이 연이어 핀다. 대화면쪽 입구인 개수리에 전통 된장을 만드는 마을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옛 별장인 후광정 마당에 장독을 나란히 세워놓았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033)330-2399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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