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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5연패 '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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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5연패 '위업'

입력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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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전인미답의 배구 슈퍼리그 5연패(連覇)를 일궈냈다.여자부 현대건설도 LG정유를 꺾고 2연패에 성공했다. 대회 남녀MVP로는 신진식, 장소연이 선정됐다.

삼성화재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1 삼성화재 슈퍼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서 신진식(24점) 김세진(21점) 석진욱(9점)이 고루 활약하며 현대차에 3_1 완승을 따내고 3연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현대건설도 구민정(27점) 한유미(14점) 장소연(12점)의 강타로 LG정유를 3_1로 꺾고 역시 3연승으로 여왕타이틀을 차지했다.

■남자부

▽승부의 분수령은

1_1에서 맞이한 3세트 11_11 상황. 삼성화재는 현대차 임도헌(7점)이 5개의 공격범실을 잇달아 저지르는 틈을 타 20_14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삼성화재는 4세트 들어서도 5개의 블로킹을 연달아 잡아내며 순식간에 9_3으로 달아나 쐐기를 박았다. 삼성화재의 '갈색폭격기' 신진식은 공격포인트 320점을 달성했으나 이경수(한양대)에 1점 뒤져 공격종합 2위에 그쳤다.

▽작전

서브리시브가 안정됐을 때 삼성화재가 즐겨쓰는 작전은 신진식, 석진욱을 활용한 이동공격.

둘은 발이 워낙 빠른데다 스윙스피드, 틀어때리기에 능해 이동공격을 펼치면 70%가 넘는 성공률을 보인다. 현대차처럼 발이 느린 장신블로커가 주무기인 팀에게는 더욱 효과적이다. 왼쪽 신진식, 오른쪽 김세진이 버틴 오픈라인 또한 최강. 이 때문에 현대차 블로커들은 이동공격이 펼쳐질 경우 사이드 한쪽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해 위력이 반감된다. 현대차 블로커들이 부진해보이는 것은 이때문이다. 현대차는 첫 세트에 세터 강병화를 기용, 속공과 시간차 등 조직적인 플레이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이후 서브리시브에서 밀리며 야기된 오픈위주의 공격이 상대에 읽히고 범실이 속출해 완패했다.

■여자부

▽승부의 분수령

2세트 8_11에서 구민정의 연속강타로 25_22로 역전하며 앞서나간 현대는 3세트 막판 상대 이윤희, 정선혜에 연속 실점, 내줬으나 4세트 국가대표 왼쪽주공 구민정의 폭발적인 강타가 살아나 11_4로 앞서며 승리를 확신했다. 위기때 장소연의 이동공격은 결정타. 이번게임 반격을 예고했던 LG는 센터진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해 완패했다.

▽우승원동력

삼성의 2진으로 한 팀을 더 만들어도 '4강감'이라는 말처럼 두터운 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다 평소 '집중력'을 강조하는 신치용(45)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도 한몫했다. 왼쪽이 약점이라는 지적에 '노출된 약점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고 밝힐 만큼 세터출신 답게 전술운용이 다양한 신감독은 훈련 때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신감독은 공격 못지 않게 수비를 강조, 허튼 점수를 일체 허용하지 않는 삼성화재의 팀컬러를 만들어 냈다.

현대건설 류화석감독은 덕장스타일. 3개팀에서 모인 선수들을 융화시켜 지난해 LG정유의 10연패를 저지했고 올해 선수 개인별 스타일을 분석, 과감한 포지션변경으로 완승을 이끌어냈다.

'아시아의 거포' 구민정과 이동공격의 달인 장소연, 대표세터 강혜미가 전력의 핵.

LG전에 대비, 2년차 센터 정대영을 보강해 재미를 봤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신치용 삼성화재감독=부담감을 잘 이겨냈다. 첫세트를 잃은 뒤 서두르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주효했다.

▦류화석 현대건설감독=모기업의 어려움이 오히려 약이 됐다.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잘 싸워줬다.

결승3차전

삼성화재(3승)3 21 25 25 25

현대차(3패)1 25 20 20 15

현대건설(3승)3 25 25 24 25

LG정유(3패)1 21 22 26 15

베스트6

남자부=신진식 신선호 최태웅(이상 삼성) 후인정 방신봉(이상 현대) 이경수(한양대)

여자부=구민정 장소연 이명희 강혜미(이상 현대) 정선혜 김성희(이상 LG)

■남자MVP 신진식

"먼저 욕설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팬들이 성원해준 덕분입니다. 팬들에 감사드리고 어머님, 아내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삼성화재의 레프트 신진식(26)은 팀이 슈퍼리그 5회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98, 99년에 이어 세번째 MVP를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단신(188㎝)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점프, 스피드, 파괴력, 재치 등 무엇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배구선수. 훈련자세 마저 성실해 신치용 감독도 신진식에게는 별도의 주문사항이 없다.

이번 슈퍼리그 들어 맞수 현대차가 삼성에 5연패(連敗)한 것도 따지고 보면 레프트의 열세가 주된 이유다. 신진식은 보조레프트 석진욱과 이동, 시간차, 백어택 등으로 팀 공격의 6할을 소화, 현대차의 맥을 빠지게 했다.

신진식은 슈퍼리그 중반 심판에게 욕설을 해 MVP후보에서 배제되는 듯 했으나 공격에서 워낙 발군의 활약을 펼쳐 기자단투표 11대 6으로 석진욱을 제치고 MVP로 올라섰다.

신진식은 "기대하지 않았던 MVP로 선정돼 놀랐다"면서 "휴가를 받으면 그동안 혼자서 고생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MVP 장소연

"간밤에 운동장 잔디가 활활 타는 길몽을 꿨는데 MVP 선정의 전조였나 봅니다."

대표팀 센터인 '이동공격의 달인' 장소연(27)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한 동료 강혜미에 먼저 영광을 돌렸다.

강혜미의 정확한 토스가 있었기에 큰 키를 바탕으로 한 결정력 있는 이동공격이 나왔다는 말. 지난해 모기업이 유동성위기를 겪으며 어려웠을 때 후배들에게 "선수는 최선만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독인 9년차 노장.

98년 4윌 SK케미칼이 해체되면서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겼고 선배 구민정, 강혜미, 2년차 한유미 등과 함께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장소연은 "나중에 혜미를 적극 도와 MVP를 탈 수 있게 하겠다"고 동료애를 잊지 않았다. 경기대 체육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 학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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