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NMD, 韓美간 '뜨거운 감자'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NMD, 韓美간 '뜨거운 감자'로

입력
2001.03.02 00:00
0 0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러 공동성명에 나온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의 보존ㆍ강화'란 표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가 큰 부담을 안게 됐다.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라는 정부측 설명에도 불구, 이를 NMD에 대한 우회적 반대로 해석하는 외국언론 등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측은 ABM 조항 삽입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치켜올리면서 NMD 구축의 반대 논리를 확산하는 데 이용하려 들 태세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7일 한미 정상회담을 부시 행정부로부터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얻어내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있을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MD' 문제가 우리의 주 관심사인 '대북정책 조율'의 중요성을 희석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측에 "이번 논란이 사실의 '확대해석'에서 비롯됐다"며 ABM 조항 삽입의 배경과 정부의 진의를 설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ㆍ1절인 1일 외교부는 이정빈 장관, 반기문 차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와 실무자들이 출근, ABM 조항 파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미 국무부측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가 NMD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을 우리측의 설명을 이해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한러 공동성명의 초안을 사전에 미측에 보내 우리 입장을 미리 알렸던 점도 이 문제가 한미간 갈등으로 이어질 소지를 차단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미측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사실전달 위주의 언급을 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아있다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미러의 입장차가 심한 ABM 조약 관련 문구를 한러 공동선언에 넣는 것이 과연 적절했는가에 대한 지적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미국입장 / "한국정부 해명이해"불구 명확한 입장표명 간접 요구

미국은 일단 국무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국 정부가 국가미사일 방어(NMD)체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한 점을 일단 원론적으로 받아들였다.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탄도탄요격미사일(ABM)조약의 보존ㆍ확대가 어떻게 공동성명에 들어가게 됐는지 한국이 해명했다고 말해 양국은 한러 공동성명의 파문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대해 조율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정부의 해명을 이해했다고 해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우처 대변인이 "한국 정부가 현재 입장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조만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한 점으로도 알 수 있다.

실제로 맹방이라고 믿어왔던 한국이 NMD 체제에 대해 그동안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해온 데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던 미국은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외교경로를 통해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전임 빌 클린턴 행정부와는 달리 NMD 체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등 우방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특히 탄도미사일을 개발중인 북한 등 이른바 "깡패국가들"을 겨냥하고 있는 NMD 체제계획에 대해 한국이 반대할 경우 미국은 NMD 체제를 추진하려는 명분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NMD 체제를 추진하면서 ABM 조약의 폐기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인 것에 대해 상당히 당혹하는 분위기다.

미국으로서는 한국 정부가 NMD 체제를 지지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으로 볼 때 NMD 체제 문제는 내 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