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3차 한러 경제공동위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7억달러 정도의 러시아산 방산 물자와 민수용 물자를 구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한러 방산물자 등 구매 의향서'를 체결한 것으로 1일 밝혀졌다. 한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산 방산물자 구매와 관련, 의향서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정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달 26일 진 념 경제부총리와 일리야 클레바노프 러시아 부총리가 18억달러에 달하는 대러 경협차관의 상환문제를 논의한 결과 차관 일부를 러시아산 방산물자 구매 등으로 상계하기로 했다"며 "양측은 7억달러 수준의 구매 총액 가운에 반은 경협차관과 상계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상환하는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세부 구매 품목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없었다"며 "세부 품목은 사양과 가격, 부품 공급 및 애프터서비스 등을 실사한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진화(鎭火)용 헬기, 연료 공급기, 교육용 비행기 등 실전 배치 용도가 아닌 품목을 집중적으로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방산 물자 구매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를 감안, 김대중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7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한러 공동선언'에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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