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에 새 경향이 생겼다. 시네마 여행이다. 부흥기를 맞은 한국 영화, 그 중에서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던 작품들이 어김없이 제주를 배경으로 촬영됐기 때문이다.'쉬리' '연풍연가'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시월애' '천일야화' '약속' 등. 제주는 '시네마 천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촬영 장소는 제주에서도 아름다움이 빼어난 곳. 영화의 장면을 떠 올리며 촬영 장소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제주 여행의 절반은 이루어진 셈이다.
섭지코지와 신양해수욕장은 '단적비연수'와 '이재수의 난'을 촬영한 곳. 섭지는 협지(狹地)를 뜻하는 말이고 코지는 곶(串)의 제주 방언이다.
'단적비연수'에서 비(최진실)가 살았던 바닷가 집 앞의 풍경이 바로 이 곳이다. 푸른 하늘과 바다, 녹색의 초원이 수려한 영상을 낳았다.
비와 적이 신산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비자림에서 촬영했다. 천연기념물 182호인 비자림은 상록활엽수인 비자나무 2,700여 그루가 밀집한 곳. 숲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다.
봄이 아니라 무성한 여름을 느낄 수 있는 숲이다.
'시월애'에서 볼 수 있는 전지현의 예쁜 통나무집은 우도에 있는 숙소 심심도방이다. 우도는 국내 유일의 산호사해변과 검은 모래가 깔린 검멀래 해안 등 비경이 숨쉬고 있는 곳. 비양도라는 등대섬이 보인다. 비양도의 잔디벌판이 이정재가 전지현을 위해 집을 지으려던 집터다.
중문단지에 있는 '쉬리의 언덕'은 이미 명소가 됐다. 한석규와 김윤진이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옛 일을 이야기하던 곳이다. 신라호텔 정원을 지나면 언덕과 벤치를 찾을 수 있다.
영화 촬영장소를 연계한 허니문 상품도 나와 있다. 대장정여행사(02-3482-4242) 등에서는 결혼철을 맞아 전원 숙박시설과 촬영장소 여행을 한데 묶은 '팜스테이 시네마 허니문' 상품을 판매한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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