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8일 빙상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 주겠다며 1억여원을 받은 1970년대 빙상스타 이영하(44ㆍ한국체육대 교수)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은 또 특례입학 대가로 이씨에게 2,500만원을 건넨 학부모 유모(45ㆍ여)씨 등 9명과 이씨에게 학부모를 소개하고 4,500여만원을 전달한 강원 S대 사회체육학과 교수 나모(38)씨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98년 6월 학부모 박모(43ㆍ여)씨로부터 빙상 특례입학 대가로 1,000만원을 받은 숙명여대 체육학과 교수 김모(41)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국체육대 빙상감독인 이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유씨로부터 "아들이 빙상대회에서 입상했지만 입학여부가 불확실하니 특기생으로 뽑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심사위원 7명에 대한 사례비 명목으로 2,500만원을 받는 등 98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명으로부터 1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이씨가 학부모에게서 돈을 받고 미리 특례입학자를 내정한 뒤 형식적 심사만 거쳐 선발했으며 입학내락을 받지 못한 일반학생에 대해서는 원서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씨는 7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76년부터 3차례나 동계올림픽에 참가했고 85년 은퇴 이후 91∼94년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대표나 국제대회 입상자가 아닐 경우, 대학교수의 사전 내락없이는 특례입학이 사실상 불가능해 거액의 뒷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금품수수 관행이 야구 등 다른 종목에도 만연해 있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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