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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쇠고기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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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쇠고기 개방

입력
200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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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쇠고기를 먹어도 쇠고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국내 축산업자들이 고전하고 있다.광우병 때문이라지만, 그렇다면 이 파동이 사라진 후에는 국내 쇠고기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축산업계를 위협할 더 무서운 요인이 대기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자유화가 그 것이다.

■쇠고기 국내 자급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쇠고기 소비량이 줄어서가 아니라 한우 사육두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쇠고기 자급률은 97년 62.9%, 98년 75.4%, 99년 61.1%, 지난해 53.1%를 각각 기록했다. 외국산 쇠고기가 계속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자급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91년에 쇠고기 시장을 개방했다. 하지만 일본 국내산 소인 '와규(和牛)'가 시장 점유율 35%를 굳세게 지키고 있다.

94년 말 일본의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해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일본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수입품에 대항 할 수 있는 무기는 '고품질화'라며 "전국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지방별로 특징 있는 고기를 만드는 차별화가 결국 품질개선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소는 품질에 따라 총 15단계로 구분하고, 최상급은 다른 품종에 비해 최고 12배 이상의 가격차이가 난다.

■일본에는 각 지방마다 독특한 쇠고기 산지가 있고, 그 곳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자체 브랜드로 판매된다. 이런 지역 브랜드가 150개 정도에 이른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도태하기 때문에 축산업자들은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우 전문가들이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

이들은 20일 동안 일본 축산농가에 머물면서 일본 축산업의 모든 것을 직접 봤다고 한다. 우리보다 먼저 문을 연 일본의 예에서 보듯, 외국산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맛과 품질이다. 방문단이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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