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최영도(崔永道ㆍ63)씨가 28일 1960년대부터 수집한 삼한~조선 시대 토기 유물 1,578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토기 유물 기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유물 중에는 다수의 가야 토기와 고려ㆍ조선 질그릇이 포함돼 귀중한 연구자료로 평가된다.
기증 유물은 삼한시대 항아리 69점, 그릇받침 등 가야 토기 573점, 뼈단지(골호ㆍ骨壺) 등 통일신라 토기 68점, 약탕관 등 조선 토기 87점 등이다.
이중 통일신라 때 제작된 높이 37.5㎝의 뼈단지는 화장한 후 뼈를 보관하던 그릇으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5, 6세기 가야시대 때 만든 길이 29.5㎝, 입 지름 4㎝의 뿔잔(각배ㆍ 角杯)은 아가리 바로 아래에 문양을 새긴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호로박형 주전자, 어깨에 짐승얼굴을 붙인 토기 등 고려시대 질그릇과, 손잡이가 달린 약탕관 등 조선시대 질그릇도 크기와 색상, 형태가 다양해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신라 뼈단지·가야 뿔잔등 '눈길'
최씨는 "1960, 70년대 일본인들이 한국의 토기를 집중적으로 모으는 것을 보고 문화재 반출을 막기 위해 토기를 사들이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개인 박물관을 짓고 싶었지만 이 유물들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국가에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1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최씨는 대전지법ㆍ서울지법 판사를 거쳐 73년 변호사로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등을 역임한 그는 평소 고미술에 관심이 많아 1980년부터 한국고미술협회 고문을 맡고 있으며 현재 한국인권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건길(池健吉)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재 기증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 감상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서화나 도자기에 비해 천대 받던 토기만을 전문적으로 모은 최씨의 감식안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5월 초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이번 기증유물에 대한 특별전시회를 가진 뒤 2003년 말 용산에 세워질 새 중앙박물관에 영구 전시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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