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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정년이 흥정 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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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정년이 흥정 거리인가

입력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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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이 단축된 교원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제출한 법안을 국회 교육위에 전격 상정했으나 공동여당의 회의 불출석으로 유회됐다.당초 65세 환원안을 제출했던 야당은 캐스팅 보트를 쥔 자민련을 끌어들이기 위해 63세 안으로 바꾸어 표결을 밀어붙이려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처리가 유보되었다.

정년단축의 시비를 가리기에 앞서, 우리는 다수 국민의 지지로 취해진 교단혁신 조치가 2년도 되기 전에 선거를 의식한 정략적 동기에서 흥정하듯 정년을 주무르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의 주장에 수긍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급작스런 정년단축으로 교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고, 한꺼번에 많은 고령교사들이 퇴직해 교사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고령교사가 나간 자리에 젊은 교사 2.5명을 채워 교단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말도 옳다.

졸속시행과 명예퇴직 권장으로 교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과도기적인 현상이다. 정책 시행의 오류에 대한 비판과 백지화 요구는 별개문제다. 정년 62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불리한 것도 아니다.

우리 눈에 띄지 않는 변화도 있다. 과거 같으면 꿈도 꾸기 어렵던 50대 교장, 40대 교감이 배출돼 교단에 새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의 대표적 사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다. 교원 정년 환원을 반대하는 학부모가 75%이며, 이 가운데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30%나 포함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 증거다.

교원단체들이 정년환원을 요구하는 것은 몇 년간이라도 현직을 더 유지하려는 경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해 총선을 계기로 일부 정당이 표를 의식해 이를 수용한 정치적 계산을 모를 사람이 있을까. 기력도 의욕도 없는 할아버지 교사보다 젊고 유능한 교사를 원하는 교육일선의 수요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지, 정략적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40만 교원의 표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천만 학부모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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