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에서 반세기 동안 꿈에서나 그렸던 그리운 가족들과 재회했다.1ㆍ2차 상봉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상봉도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가득했고 다시 만난 가족은 물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많은 가족들도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감동의 드라마를 지켜 보았다.
지난해 두 차례 상봉 경험의 축적 탓인지 이번 3차 상봉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실속 위주로 이뤄졌다.
남북 양측은 사실상 자기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 했던 단체관광, 공연 등 이벤트 성격의 행사를 가급적 줄이고 개별 상봉회수와 시간을 늘린 점 등은 상봉행사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로 평가 받을 만 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상봉에서 이뤄진 몇 가지 상징적인 사건은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도 좋은 방향타가 될 듯 싶다.
남측 방문단으로 평양을 찾은 이후덕씨가 69년 12월 KAL기 피랍 때 북한에 억류중이던 딸 성경희씨를 만난 사실이나, 역시 남측의 김재조, 손준호씨가 6 ㆍ25전쟁중 북측에 포로가 된 형 김재덕씨와 손원호씨를 평양에서 상봉한 일이다.
우리는 기회 있을 때 마다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를 이산가족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촉구한 바 있다.
까닭은 북한이 납북자의 경우 의거 입북자라고 강변하고 있고, 또 국군포로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상봉에서 북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일부의 상봉을 허락했다.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평가하면서 다수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는 면회소 설치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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