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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러협력 긴 안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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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러협력 긴 안목으로

입력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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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이뤄진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과 한ㆍ러 정상회담은 침체한 두 나라 협력관계의 틀을 새로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특히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주변국의 역할이 새삼 부각되는 시점에서,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다지는 것은 의례적 수준을 넘어선 중요성을 갖는다. 두 나라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평가하고, 이행하는데 먼저 유념해야 할 점이다.

실추한 강대국 위상과 피폐한 경제의 회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 목적도 같은 맥락에 있다.

지난해 신외교정책에서 천명했듯이 한반도 문제해결에 적극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를 토대로 경협분야에서 실리를 얻으려는 것이다.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크게 떨어졌지만, 북한과 접경한 이점 등을 활용하면 남북한과의 3각 경협에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시각에서 볼 때, 러시아의 한반도 영향력은 제한돼 있다. 북한 미사일 문제와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등 미국의 한반도 전략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처지도 못 된다.

또 러시아가 의욕을 보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남북철도 연결,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과 공단 건설 등도 넘어야 할 장애가 많고 당장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옛 소련과 경협에서 손해만 본 경험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정치 경제적 잠재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지난 날의 쓴 경험도 우리가 단숨에 이득을 취하려 한 조급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남북관계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향한 장기적 목표의 큰 틀에서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진지하고 차분하게 확대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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