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무섭긴 무섭군.' 소나 돼지 등에 치명적 질병인 구제역의 불똥이 스포츠계까지 위협하고 있다.무대는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영국. 영국은 4월로 예정된 세계 최대의 경마축제인 그랜드내셔널(리버풀에서 열리는 대장애물경마대회), 6개국 럭비경기, 지역 경마대회 등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유는 구제역이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사람이 구제역 발생지역을 통과했을 경우 신발 등을 통해 이 병을 타지역으로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명의 아일랜드 팬들은 3월4일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있을 웨일스_아일랜드간 럭비경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진퇴양난에 빠졌다. 괜히 웨일스 땅을 밟았다가 구제역이라는 몹쓸병을 고향으로 옮기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때문이다.
아일랜드 스포츠당국도 "구제역 발생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대회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7일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마대회는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취소됐고 챌턴햄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주최측도 급히 마구간 방역작업에 나섰지만 대회가 차질없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심지어 4월8일 에인트리경마장에서 열릴 세계 최대규모의 경마축제인 그랜드내셔널대회도 영국 농무부의 결정에 따라 개최여부가 판가름날 공산이 크다.
영국 스포츠당국은 "지역간, 국가간 경기가 구제역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구제역 발생추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