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산업의 근간인 자동차 부품업체 중 유력 기업들이 대형 외국기업에 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ㆍ기아차ㆍ대우차 등 완성차업체들이 이들 외국 부품업체들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27일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1997년 이후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신규투자는 총 50여건으로 이 가운데 경영권이 외국기업으로 넘어간 부품업체는 32개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부품업체 중 절반 외국기업으로
저장품을 생산하는 풍성전기는 지난달 일본 덴소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석 모듈의 설계기술을 위해 미국 대형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고, 성우하이텍도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지분참여 문제를 협의 중이다.
특히 국내 10대 부품업체 중 5개사가 이미 외국인에게 50% 이상의 지분을 넘긴 상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계열의 델파이는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50%)를 비롯 델파이디젤시스템(70%), 성우(56%)등 국내 7개사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 포드계열의 비스티온은 한라공조(70%)와 덕양산업(51%)에 각각 지분투자했다.
또 IMF 이전 국내 최대 부품업체였던 만도기계는 독일 와브코, 스위스 UBS캐피탈, 미국 깁스 등 4개사에 분할 매각됐다.
■ 부품산업 괴멸 우려
외국 부품업체들의 국내투자 확대는 국내 부품업체들의 재무구조 개선, 수출확대, 부품업체 대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라공조, 덕양산업 등은 외국계기업으로 변신하자 매출도 늘고, 다양한 수출선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전자제어장치, 에어백, 전장부품 등 주요 핵심부품에 집중되어 있어 있다는 점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상일 연구원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기간산업인 완성차산업와 부품산업이 줄줄이 외자에 잠식될 경우 국내 부품산업이 괴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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