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인 '미르'가 폭파돼 떨어진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자칫 우리나라와 일본에 떨어질 위험도 있다고 하는데요.실제 그럴 위험이 있는지, 과거에 인공위성이 추락하면서 피해를 준 경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지영ㆍ전남 순천시 조례동
☞ 미르는 1986년 쏘아올려진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으로 원래 사용연한은 3~5년이라고 합니다. 수명에 비해 굉장히 오래 사용해 노후화한데다 수리 비용마저 많이 들어 러시아 당국은 폐기하기로 결정했지요.
미르의 폐기 시기는 당초 3월 2일이었지만 일부 군사적 임무를 띠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과 미ㆍ러 우주산업 경쟁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러시아 일각에서는 미르의 폐기를 반대하는 의견이 대두돼 3월 16~18일로 연기됐습니다.
미르의 폐기방법은 폭파가 아니라 강제추락입니다. 고도 280㎞에 떠있는 미르를 추락시키려면 미르에 붙어있는 로킷 연료를 진행하려는 방향의 반대로 분사시킵니다.
인공위성 추락 위치는 사람의 왕래나 선박ㆍ항공편이 없는 심해입니다. 미르의 추락 예상 위치도 뉴질랜드 동쪽 해안에서 1,500~2,000㎞ 떨어진 바다로 남위47도, 서경 140도입니다.
137톤의 미르가 대기권에 진입하면 마찰열로 1,500여개의 파편으로 쪼개지는데 작은 덩어리는 타버리고 20~40톤 정도의 덩어리가 지구에 떨어질 것입니다.
문제는 여러 사정에 따라 파편이 예상 지점에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입니다. 추락 날짜에 상층대기의 일기가 나빠 바람이 강하거나 활발한 태양활동 때문에 대기 밀도가 달라져 추락 지점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외신에서는 경도가 비슷한 우리나라와 일본에 파편이 일부 추락할 가능성을 보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천문연구원 천문대에서 미르의 궤도를 추적하고 있고 항공우주연구소에 대책반이 마련됐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지구접근천체 감시연구실 문홍규(36) 선임연구원은 "현재까지의 궤도 추적결과 미르가 우리나라나 일본의 지상에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문 연구원은 "파편의 최대 크기가 700㎏이라고 하나 이 정도는 해안 근처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인근에 지나는 배만 없다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상영된 영화 '딥임팩트'같은 영화에서 보듯이 해일을 일으키는 소행성은 지름이 보통 몇 백 미터로 아주 큰데 파편의 경우 몇 미터 수준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사실 더 우려되는 문제는 러시아 정부는 정면 부인하고 있지만 미르가 핵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입니다. 추락 지점의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인공위성이 추락해 피해를 준 예는 80년대 중반 구소련의 첩보위성인 코스모스1401이 예상지점과 다른 캐나다 툰드라 지역에 떨어졌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다행히 비주거지역이었으나 이 위성이 핵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지역 생태계를 오염시켰습니다. 80년대 초반 미국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의 일부 파편이 호주 사막에 떨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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