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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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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몽테뉴

입력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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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년 2월28일 사상가 몽테뉴가 프랑스 남부의 몽테뉴성에서 태어났다. 1592년 보르도에서 몰(歿).몽테뉴는 다른 무엇보다도 '수상록'(1580년 초판 간행)의 저자다. 저자는 그 서문에서 "이런 보잘 것 없고 시시한 책으로 독자들의 시간을 빼앗아 죄송하다"고 자신을 낮추지만, '수상록'은 자유와 관용의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책이다. 몽테뉴는 법률가이자 정치가로서의 바쁜 일상에서 짬을 내 일생 동안 이 책을 고치고 기웠다.

'수상록'의 원제 '에세'는 몽테뉴 시절의 프랑스어에서 '시험ㆍ시도'를 의미했을 뿐 아직 '중수필(에세이)'이라는 장르의 명칭으로는 자리잡지 않았다. 그 겸허한 표제의 책을 지성의 섬광으로 채움으로써 몽테뉴는 근대적 에세이 장르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가 그 책에서 슬픔에 대하여, 식인종에 대하여, 책에 대하여, 분노에 대하여 찬찬히 얘기할 때, 거기에는 그가 삶의 좌우명으로 삼은 '크세주?'(나는 무엇을 아는가?)의 정신이 일관하고 있다.

데카르트를 예비하는 방법적 회의의 발판이자 인간성에 대한 깊고 날카로운 관찰에서 우러난 관용적 상대주의의 표현이라고 할 만한 그 명제는 20세기 들어 권위 있는 문고본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몽테뉴는 '수상록'을 통해 또 모랄리스트의 선구자가 되었다. 모랄리스트란 프랑스 지성사에서 인간의 본성이나 심리를 탐구했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인간성 탐구자로서의 모랄리스트는 자신들의 성찰을 주로 에세이나 격언집, 단장의 형식으로 남겼다.

몽테뉴를 필두로 라로슈푸코, 라브뤼예르 같은 이들이 대표적인 모랄리스트다.

모랄리스트의 목표는 보편적 인간성의 기술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속에 인간 조건의 완전한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는 몽테뉴의 말은 모랄리스트의 모토가 되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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