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14일 자정을 기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54ㆍ사진)의 E북 소설 '총알차 타기'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전세계 200만명 이상 독자들의 접속 주문으로 사이트 자체를 마비시켰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 1.5초당 1회, 반즈앤노블에는 2.5초당 1회의 주문이 쏟아졌다.인터넷시대의 새로운 매체 E북의 가능성이 도래함을 알렸던 이 소설이 문학세계사에서 종이책으로 국내 번역됐다(최수민 번역).
소설은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은 주인공 앨런이 으스스한 공동묘지 곁에서 총알차를 타고 가면서 겪는 악몽 같은 경험담이다.
총알차의 운전자는 사실 얼마 전에 죽은 유령이었다. 그는 자신을 따라 저승으로 갈 사람이 병원에 있는 어머니인지 아니면 앨런인지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총알차 타기'는 실제 스티븐 킹이 1999년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맨 경험을 한 이후 발표한 소설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포브스'지가 선정한 전세계 엔터테이너 톱 40위 내에 들 정도로 인기있는 작가, '미저리' 등 영화화된 작품들의 수많은 관객을 동원한 소설의 원작자, 공포소설의 대가 등으로 불리는 스티븐 킹 답게 그의 글은 독자들을 강하게 흡인하며 순식간에 읽히는 맛이 있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대중적으로 그의 작품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분량이 그리 길지 않은 '총알차 타기'의 경우, 국내 한 마니아는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 작품을 전문번역해 올려놓았다가 이번 종이책 번역출간으로 자진 폐쇄하기도 했다. 이미 E북으로 화제를 뿌렸던 스티븐 킹의 이번 작품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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