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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은행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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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은행통합'

입력
2001.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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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은행 통합이다. 올초 하나와 한미은행 합병이 무산되면서 수그러들었던 은행 통합 논의가 다시 급진전되고 있다.기업은행이 외환은행과 금융지주회사 통합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신한은행이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신한+하나''신한+한미' 등 다양한 짝짓기 조합이 거론되고 있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21일 "1~2개 추가 합병이 금명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언급한 직후부터 다양한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상반기 내에 2~3개의 추가 은행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 기업+외환 통합 이뤄질까

기업과 외환은행이 금융지주회사 통합은 아직 섣불리 결과를 단언하기 이르다. 합병이 기정사실화했던 '하나+한미' 조합이 올초 전격 무산되는 등 실제 통합 작업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두 은행간 통합의 가장 큰 장점은 핵심업무가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이 대기업과 국제금융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기업은행은 정부 시책에 따라 중소기업금융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외환은행의 해외망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적지않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경림 외환은행장도 "기업은행과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의 의중.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두 은행 통합을 정부가 주도하거나 간여하는 것은 아니고 자체적인 필요성에 따라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측면에서 지원한다 하더라도 코메르츠은행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 개정 문제도 간단치 않다.

"금융지주회사 방식으로 통합할 경우 중소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 기업은행측 설명이지만 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여러가지 규정들이 통합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 신한은행의 파트너는?

신한은행은 26일 이례적으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후 대형화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 신한은행의 전략에 동의하는 우량금융기관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03년에나 대형화를 모색한다는 전략이었지만 최근 금리가 내려가고 은행권의 자금이 이탈하면서 대형화의 필요성이 커져 조기 통합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이 은행측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나 한미은행을 유력한 신한은행의 파트너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두 은행은 올초 합병이 무산된 이후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왔고 두 은행장도 공공연히 "적절한 파트너만 있으면 언제든지 통합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두 은행이 신한은행의 우산 아래 들어가는 것보다는 동등한 자격에서 합병을 원하는 만큼 이미 무산된 두 은행간 합병 카드를 적절한 시기에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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