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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노트] 새집행부 인선 바둑중흥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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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노트] 새집행부 인선 바둑중흥 계기돼야

입력
2001.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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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은 현재현 이사장의 임기가 이 달 말로 종료됨에 따라 28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이와 함께 기원 행정의 실무 책임자인 정동식 사무총장과 김인ㆍ윤기현 이사, 홍종현 감사 등도 모두 임기 만료로 교체될 예정이어서 기원 집행부가 완전 물갈이돼 금년 초 취임한 한화갑 신임 총재 체제가 본격 출범하게 된다.신임 이사장 인선 작업은 그 동안 총재 측근을 중심으로 은밀히 진행되어 왔다. 현 이사진 가운데서 한 명을 선임키로 대충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L그룹 계열사의 K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계는 사무총장 인선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총재와 이사장이 비상근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기원 행정을 도맡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그때 그때 사정에 따라 프로기사가 맡기도 했고 총재나 이사장의 측근 인사가 파견되기도 했다. 현재현 이사장의 경우 처음에는 자사 그룹 소속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가 임기 후반기에는 프로기사들의 요청에 따라 현역 기사를 기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당연히 프로 기사가 사무총장직을 맡는다는 전제 아래 상당수 프로기사들이 자천 타천으로 후보로 나서고 있는데 40대 중반의 중견 기사 H씨의 이름이 자주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문적인 행정 능력을 가진 외부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영입, 중립적인 입장에서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누가 이사장이나 사무총장이 되든 간에 처리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획기적인 바둑 중흥책의 마련이 필요하다. 바둑 인구가 1,000만 명을 헤아린다지만 다양한 레저 문화의 발달에 따라 특히 젊은층의 바둑 이탈 현상이 날이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다. 각급 학교 및 군 부대에 대한 체계적인 바둑 보급 활동 강화책이 시급히 마련 돼야 한다.

중국, 일본 등 인접 바둑 강국과 협조를 강화해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등에 정식 종목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기원 내부적으로는 조직이나 운영 방식의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외부 스폰서가 지불하는 기전 주관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재정 상태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분배를 통해 프로 바둑계가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마련해야 한다.

한국기원 총재나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명예직이라고는 하지만 알고 보면 일도 많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리다. 새 집행부가 펼칠 새 천년 한국 바둑계의 청사진이 과연 어떤 것일지 자못 기대가 된다.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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