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란 팀블릭 마스타카드인터내셔날 코리아 사장(58)은 국내 외국계 금융인 사회에서 누구보다 한국에 대해 정통한 대표적 지한파 영국인으로 손꼽힌다.그가 단지 한국에 15년간 살면서 한국 외국인은행 협회장과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지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또 포도주 맥주 보단 막걸리 동동주를 더 좋아하고, 부인과 사돈(손명원 전 쌍용자동차 사장)이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가족배경 때문만도 아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팀블릭 사장은 한국의 가을과 노을의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느낄 줄 아는 '반(半)한국인' "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자연미에 대해 '이해의 수준'을 뛰어넘어 스스로 동화 할 줄 아는 그의 '한국사랑'은 그만큼 남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팀블릭 사장은 뜻밖에도 '기업윤리 의식 강화'를 가장 강조했다.
카드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던 시점에 신임사장이 윤리의식 강화를 꺼내자 직원들조차 당혹해 하는 표정이었다.
팀블릭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의 지불수단이 현금 중심에서 플라스틱 신용카드로 서서히 바뀌는 '습관의 전환기'엔 이를 이끄는 의식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마스터카드 고유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선 원칙고수가 시급하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기업윤리를 지키며 비즈니스를 하기에 어려운 국가 중 손에 꼽히는 국내 사업환경을 감안하더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뚜렷한 신조다.
그의 이같은 신조는 앞날의 가능성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으로 구체화된다. "미국에서는 현금거래가 전체의 20% 수준이지만 한국은 아직 70%대에 이른다"는 그는 "금융거래의 선진화가 이뤄질수록 신용카드 이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그 방식도 '플라스틱'을 넘어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블릭 사장은 특히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결합된 전자상거래에 맞춰 마스터카드사는 단지 플라스틱 신용카드 발급회사가 아닌 미래 지불수단 방식의 토털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마스타카드사는 국민신용카드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신용거래 기능은 물론 전자 화폐ㆍ교통카드 기능이 한 장의 카드에 들어있는 IC원 카드 발급에 나섰다. 이 카드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 80여 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팀블릭 사장은 또 최근 현금서비스 고액 수수료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개인 신용도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채택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카드사의 수수료가 높은 것만은 아니다"며 "수수료 문제는 시장원리에 의해 자연히 조정될 것이며 시장 외적인 간섭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마스타카드인터내셔날
1966년 설립된 비영리 법인체로 220여개국에 2만 3,000여개의 회원사 및 회원 은행이 있다.
뉴욕에 본사가 있으며 한국 등 3여 개국의 지사가 전세계 마스타카드의 거래승인을 비롯 정산 결제 업무와 회원사.회원은행을 위한 마케팅 및 새로운 지불 상품 기술 개발 및 보급 업무를 하고 있다.
마스타카드 외에도 마에스트로, 시러스, 몬덱스 등의 브랜드로 다양한 카드 결제 지불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급된 카드 수는 약 10억장. 1,900만여개의 가맹점과 54만대의 현금자동지급기(ATM)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며 1999년 전세계 마스타카드 매출액은 7,500억 달러.
■ 마스타카드인터내셔날 코리아(주)
1991년 현지법인으로 설립됐다. 95년 국내에서 마스터카드 1,000만장을 발급해 96년 마스타카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중 매출 2위를 달성하는 등 급성장했다.
비씨카드, 국민신용카드, 삼성카드, LG캐피탈, 외환신용카드 등 카드사와 한미.주택.농협.조흥 등 은행(이상 정회원)과 하나.제일.한빛.서울.기업.경남.부산.대구은행등 (이상 준회원)이 제휴사다.
또 국민.조흥.한미.제일은행과 농협은 직불카드인 마에스트로의 회원이다.
마스타카드는 2002년 개최되는 한일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로 경기 입장권 판매와 관련 대금 지불 수단으로 사용된다.
●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 코리아 알란 팀블릭 사장
1943년 영국출생
영국 옥스포드대(현대사 및 농경제학 석사) 미국 캔사스대(경제학 석사)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 경영전문 과정 수료
주요 경력 : 톰슨 미디어그룹 마케팅 이상/영국 바클레이즈은행 여신부 총괄부장/한국 지점장(1977)/스칸디나비아그룹 이사장/바클레이즈은행 한국 지사장(1982~87)/콘페리 인터내셔널 코리아 한국지사장(1997~2000.8)/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 코리아(주) 대표이사 사장(2000.9 취임) 한국외국인은행협회 회장(1994)/외환은행 비상임 이사/한국장기신용은행 고문/주한영국상공회의장/영국 경제 성장기여로 영국여왕으로부터 훈장 (O.B.E) 수상
e-메일 : alan-timblick@mastercard.com
장학만기자 local@hk.co.kr
■My 키워드
팀블릭 사장은 조직운영을 위해 CEO가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요소로 리더십,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직원들에 대한 보상, 회사 구성원의 만족도 등을 꼽는다.
▲ 권한 부여의 리더십
"직원들의 뒤에 앉아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고압적인 태도를 버려라. CEO는 조직의 장으로서 업무 전체를 총괄, 관리하지만 담당자에게 최대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CEO의 리더십은 직원들의 의견을 통합하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회사전체의 운영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데 있다."
▲ 참여의식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회사의 비전과 목표의식은 직원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옮길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회사의 목표를 직원 모두가 충분히 이해하고, 직원 각자가 직무 목표를 설정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회사 정책 결정에 직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다."
▲ 개인의 발전은 곧 회사의 자산
"회사는 업무성과에 따른 금전적인 인센티브도 제공 해야 하지만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의 경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기술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들이 일하는 만큼 회사로부터 지원과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지며 이는 곧 업무성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 신바람 나는 직장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의 만족감이다. 출근하기 조차 싫은 직장이라면 차라리 일찍 회사를 바꾸는 것이 백배 낫다.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를 통해서 성취욕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회사는 신바람 나는 공간이 돼야 한다.
회사는 이를 위해 최적의 근무 환경과 개인의 발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 이를 이룰 때 그 성취 감은 다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