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태생의 데니스 폴슨(39ㆍ미국)이 마지막 홀을 파로 마무리하는 순간 먼저 라운드를 끝내고 클럽하우스에서 초조하게 대기 중이던 로버트 앨런비(30ㆍ호주)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프로 데뷔 후 7번의 연장전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는 앨런비로서는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
26일 새벽(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LA 근교의 리비에라CC(파71ㆍ7,056야드)에서 끝난 미 프로골프(PGA) 투어 닛산오픈(총상금 340만달러)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를 모두 마쳤지만 6명이 나란히 8언더파 276타를 기록, 우승자를 가릴 수 없었다.
폭우 때문에 간신히 36홀만 치른 94년 바이런넬슨클래식 이후 PGA 역사상 6명의 연장전 진출자가 생기기는 처음 있는 일. 박세리(25ㆍ아스트라)도 99년 LPGA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 연장전에서 5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대회 2연패(連覇)에 성공한 바 있다.
일본의 이자와 도시, 브랜델 샘블리(39ㆍ미국), 앨런비, 폴슨, 제프 슬루먼(44), 봅 트웨이(42)가 차례대로 파4의 18번홀(447야드)서 티샷을 한번씩 더 날렸다.
오른쪽으로 약간 꺾이는 도그레그홀에다 굵은 빗방울까지 쏟아져 코스 공략은 여간 까다롭지 않았던 곳. 하지만 긴박감을 즐기는 앨런비가 예상대로 승기를 잡았다.
그린을 223야드 앞둔 앨런비가 3번 우드로 친 세컨샷이 컵 1.5m 옆에 떨어진 것. 트웨이도 세컨샷을 낮게 깔며 홀 오른쪽 10m 그린 위에 떨궈 버디를 노렸지만 못미쳤다.
결국 나머지 4명이 간신히 보기로 탈출한 뒤 앨런비는 침착하게 버디에 성공,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상금은 61만2,000달러. 앨런비는 지난해 휴스턴오픈, 웨스턴오픈를 포함, PGA 투어 3승을 모두 플레이오프 끝에 챙겼다.
러브 3세는 4오버파로 추락, 우즈는 공동 13위
시즌 2승을 눈앞에 뒀던 '백인의 우상' 데이비스 러브3세(36)는 4라운드서 버디2개, 보기4개, 더블보기1개로 4오버파 75타를 치며 무너져 합계 6언더파 278타로 공동 8위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서부 해안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 상금 9만 1,800달러 외에 '웨스트 코스트 스윙' 우승자로 50만 달러를 덤으로 벌었다.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25ㆍ미국)는 합계 5언더파 279타로 공동13위로 밀려났다.
8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인연이 없었던 우즈는 200만달러의 개런티를 챙길 수 있는 두바이로 떠났다.
최경주(31ㆍ슈페리어)는 버디개, 보기3개로 1언더파70타를 기록, 합계 2언더파 282타로 공동 3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최경주는 1만6,490달러를 더 보태 올 시즌 18만,1078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50위에 올랐다.
올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는 컷오프 탈락 없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48위에 오른 것이 최악의 성적일 정도로 안정감을 보였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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