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5월 훈련병으로 입대, 이등병에서 출발했으니까 36년 10개월째다. 창군이래 현역 하사관으로 최장수를 기록한 육군 무적 태풍부대 기철호(奇哲鎬ㆍ56) 원사가 28일 전역식을 갖는다.보통 하사관들이 별탈없이 정년을 맞아도 33∼35년 정도 복무하는 데 비해 기 원사가 더 오래 군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19살 어린 나이에 일찍 입대했기 때문.
강산이 3번이상 바뀌는 세월동안 기 원사는 지금의 무적 태풍부대에서만 근무한 부대의 산 역사. 그는 근무일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사병식당에서 병사들과 함께 식사를 했고, 97년부터는 일요일마다 부인 및 딸과 함께 국수를 만들어 장병들에 나눠 먹이고 있다.
또 부대주변 논밭에 대민지원을 나가면서도 정작 자신의 논농사 는 사람을 사서 했을 정도로 군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았다. 큰 딸 혜진(31)씨는 "어렸을 때 군인가족이 아닌 옆집 아이는 건빵을 먹는데도 나는 건빵을 먹어 본적이 없을 정도로 아버지는 군의 물자는 곧 국가재산이라는 의식이 강했다"고 귀띔했다.
기 원사는 "우리 사단이 육군 최초로 4번 연속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와 철이 든 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아버지를 꼽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부대는 떠나지만 나는 영원한 군인"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