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컨테이너 안에서 겨울을 난 컴퓨터들을 빨리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해부터 북한에 보낼 컴퓨터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는 LG-EDS 프로그래머 전용완(33·대리)씨의 바람이다. 전씨는 북한에 보내려고 컴퓨터를 500여대 모았는데, 테러국이나 분쟁국가에 전략물자를 보내는 것을 금지한 바세나르법 때문에 손이 묶여있다.그는 "486급 이상의 컴퓨터를 전략물자로 규정한 바세나르법도 시대착오적이지만, 정부의 소극적 자세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세나르법이 당사국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므로 물품을 받을 국가가 그 물자를 평화적이고 교육적 목적으로 이용할 것임을 확인해주면 보낼 수 있는데 통일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이 인민학교에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기때문에 정부만 나서면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동국대 정보관리학과 출신인 전씨는 "매달 북한기아돕기 성금을 냈지만 2000년부터는 조머 제대로 된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남북정상회담으로 교류가 활성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컴퓨터를 모아 보내는 운동을 구상했다.
마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에서도 그런 운동을 계획하고 있어 컴퓨터만 모으면 그 쪽에서 보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모으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고객사를 돌아다니며 시스템을 관리해주는 일을 하다가 컴퓨터 교체기에 뜻을 말씀드리면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한 학교에 5대씩 5,000개 인민학교에 보낼 2만 5,000대를 목표로 삼았던 전씨는 지금은 잠시 그 활동을 중단한 상태. "선뜻 참여해 줬던 여러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하루 빨리 장애물이 제거돼 컴퓨터 모으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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