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조문부(65ㆍ행정학과 교수)총장이 대학을 퇴임하면서 시신을 의과대학에 기증키로 했다. 조 총장은 24일 "도민들과 국내외 많은 인사들이 대학 발전을 바라며 보여줬던 성원에 충분히 보답하지 못한 채 대학을 떠나게 돼 송구스럽다"며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시신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재임기간중 대학병원 건립에 혼신을 다했던 조 총장은 "어렵게 설립된 의과대학의 학생들이 시신이 없어 해부학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 몸이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28일 36년간 몸담았던 교정을 떠나는 퇴임식이 끝난 후 의과대학에 시신기증 서약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60년대부터 국토를 잠식하는 분묘 제도에 대해 연구할 정도로 장묘문화 개선에 누구보다도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97년부터 해마다 소록도에 들어가 나환자 목욕, 주택가 풀베기 등의 봉사로 여름 휴가를 대신했는가 하면 어려운 학생들의 등록금을 내주고 서울 출장중에는 호텔 대신 자녀들의 집에서 숙식하며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등 마음이 따스한 지식인의 삶을 실천해왔다.
/제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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