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2일 구조조정 부진 및 과다한 정부 부채를 이유로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인 장기 엔화 표시 채권과 장기 외화 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최상급인 'AAA'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플러스'로 낮췄다.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은 26년 만에 처음이다. S&P는 1975년 이래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최상급인 'AAA'로 유지해왔다.
다른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이미 1998년 이번 S&P의 조정과 비슷한 등급으로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내린 바 있다.
S&P는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일본 정부의 재정 탄력성 악화, 부채 확대, 구조조정 지연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분을 모두 합친 일본의 재정적자는 600조 엔에 달한다. 이날 S&P의 발표 직후 한때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1엔이 떨어진 117.16엔 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S&P는 일본의 단기 엔화 표시 채권 및 단기 외화 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은 전과 같이 'A1플러스'를 유지했다.
이에 대해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재무부 장관은 23일 "최근의 일본 경기와 금융시장 동향을 살펴볼 때 잘못된 평가"라며 "일본 정부의 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도쿄(東京)증시는 23일 미국 나스닥 시장의 연이은 하락세와 S&P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날의 폭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상승세는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기대로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여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서방 선진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의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에 이은 S&P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일본은 국제사회로부터 경기부양과 구조조정 압력을 동시에 받게 됐다.
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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