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확장은 끝났다. 새 영역을 찾아라"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는 전국의 백화점 거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이후 백화점 출점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유통조직이 속속 등장하면서 백화점체제의 사업으로는 사세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백화점들은 우선 TV홈쇼핑 시장을 새로운 승부처로 설정, 이달말로 다가온 TV홈쇼핑 사업자 신청을 앞두고 분주하게 정보수집전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 1위'인 롯데는 올 8월 울산점과 부산 동래점을 개점하는 게 새로 짓는 백화점의 전부다. 새 백화점 2개는 올 한해 12개의 할인점 롯데마그넷이 새로 문을 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999년과 2000년에는 새 백화점이 3개씩 들어섰지만, 올해부터는 1년에 1개, 아무리 많아야 2개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 1위'인 만큼 새 매장을 열긴 하겠지만 백화점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할인점에 주력하는 한편, 새로운 유통망도 개척한다는 게 롯데의 복안이다.
롯데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이미 슈퍼마켓 사업 진출을 천명했고, TV홈쇼핑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홈쇼핑 사업 포기를 선언했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단위조합들과도 손을 잡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8월 서울 미아점과 11월 목동점의 문을 연 뒤 향후 4~5년 동안 출점 계획이 없다. 백화점 외에 별다른 유통망을 갖고 있지 않은 현대로선 상황이 다급한 편. 이런 까닭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TV홈쇼핑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일찌감치 백화점들간 '연합홈쇼핑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신세계는 올해 백화점 점포 확장 계획이 아예 없다. 3월 중 영종도 신공항에 전문점을 개점한다지만 백화점이 아니라 공항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점'수준이다.
신세계가 주력하는 쪽은 '할인점 1위'를 고수하는 이마트. 국내 할인점 시장이 치열한 경쟁체제에 들어간 만큼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로 전략을 세우고, 올해 14개의 이마트를 개점하는 등 다점포전략을 내세웠다.
다른 백화점에 비해 열의는 적지만 신세계도 TV홈쇼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다른 백화점과 달리 농수산물 채널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도 "컨소시엄으로 참가하지 않고 신규사업자에게 투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