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2일 북한의 미사일시험발사 동결 및 제네바 기본합의 파기가능성 경고에 대해 현재까지 북ㆍ미 양국간에 합의된 사항을 준수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대화를 통해 제반문제가 건설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의 강경 대응 방침에 직접 맞대응하기 보다는 대북 정책이 완전히 정리된 이후에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조심스런 자세를 보인 것이다. 다음은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일문일답.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 동결과 제네바 기본합의를 파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미국의 입장은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의 상원 인준 청문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천명됐다.
그러나 얼마나 정확히 이를 추진할 것인가는 검토 중이므로 오늘 대단한 비전이나 성명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다. 북한의 행위에 변화가 나타나고 미ㆍ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단계적 절차를 기대한다는 게 기본전제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달라.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및 핵무기 개발 계획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문제가 건설적으로 처리되기를 희망한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조명록(趙明祿) 국방위원회 제 1부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부 장관이 서명한 공동성명에 따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그래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북한의 담화에 나타난 대로 그들이 미사일 문제와 제네바 기본합의를 계속 논의하려는 의지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기본 합의를 준수하고 정책을 거기서부터 검토할 것이다."
-현재 북ㆍ미간에 대화가 진행 중인가.
"뉴욕 채널이 가동 중이긴 하지만 이는 실무사항을 협의하는 외교적 접촉 수준일 뿐 새로운 정책협의 라인은 아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 이형철 北 유엔대사 반응
이형철(李亨哲)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22일 북한은 미국에 더 이상 보여 줄 것은 없다며 북한을 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시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예술단이 미국 순회 마지막 공연을 가진 워싱턴에서 공연을 참관한 뒤 이 대사는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이 "북한을 조심스럽게 지켜 봐야 할 정권"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여태까지 봤는데 뭘 또 본다는 말인가"라며 "아주 고약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공연장인 워싱턴의 조지 워싱턴대 리스너 강당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이 대사는 북미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외무성 담화에 있는 그대로"라고만 밝혔다. 앞서 이 대사는 이날 낮 한 한국 식당에서 기자들에게 "부시 행정부에 물어 보라.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공연에 대해 최첨단 수준이라고 자랑하면서 "미국과의 뉴욕 채널은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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