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강다리의 미관문제를 다룬 지난 15일자 지평선을 보고 어느 독자가 공감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마침 서울시가 한강다리에 상징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5월 현상공모해서 18개 다리에 연차적으로 조각을 붙이겠다는 구상이다.
지금까지 기능 위주의 다리만 놓은 것은 돈이 넉넉하지 않았고, 또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려는 생각이 모자란 때문이었다. 이번 기획은 서울시가 시민정서를 배려하는 의지로 보여 매우 반갑게 들린다.
■무슨 상징이 다리에 잘 어울릴까. 널리 공모하면 갖가지 흥미로운 제안이 나올 것이다. 꽃 다리는 어떨까.
영화 쉬리의 유명세처럼 민물고기 꺽정이를 새겨 꺽정이 다리가 돼도 좋고, 별자리를 탐구하는 천문기기 모습을 새겨 별 다리가 돼도 좋을 것이다.
품위 있는 소나무 금강송을 다리 어귀에 보기 좋게 심어 솔 다리가 돼도 어울리겠다. 다리 이름도 성산대교와 제2 성산대교 보다 청룡다리 백룡다리가 더 운치 있다.
■"설계부터 잘 해야지 볼품없는 다리에 비싼 조각만 붙이면 아름답게 되느냐" "조형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힐 수도 있다.
안전 문제를 더 걱정하는 시민들이 치장에 반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은 답답하다. 도심엔 대형건물이 사방을 가로막았고, 옛 동네는 길도 집도 비좁고 새 동네는 아파트로 만 둘러 싸였다.
숲이 없는 도시에 조금 있는 나무도 각종 공사로 무참히 잘려나간다. 무언가 시원한 볼거리로 도시문화의 숨통을 터야 한다.
■매일 수많은 사람이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넌다. 광나루 다리 난간마다 새겨진 갖가지 모습의 거북을 보려고 구경꾼이 모여들면 얼마나 신이 날 것인가.
지명을 딴 다리이름보다 역사인물을 모신 장보고 다리나 정약용 다리를 건넌다고 생각하면 감상이 다를 것이다. 마포대교가 아닌 청백리 황희정승 다리를 매일 건너서 출근 할 때 공직자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변할까.
/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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