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사무소 직원의 기지가 50여년동안 만나지 못했던 남매의 한을 풀어줬다.전영순(全英順·70) 할머니가 서울 강동구 고덕2동사무소를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중순. 전씨는 호적 담당인 이현덕(李鉉德.42) 서무주임(7급)에게 50여년 전 헤어진 동생 석풍(62)씨가 최근 중국에서 편지를 보내 왔다며 동생을 초청해 만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석풍씨의 호적을 확인해본 결과 중국 호구조사부상 인적사항과 일치하지 않았다. 한국 호적에는 생일이 1938년3월15일이었으나 중국 호구조사부에는 2월14일로 등재돼있었던 것. 이 때문에 중국에서 출국허가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주임은 고심끝에 38년3월15일을 음력으로 계산해본 결과 이날이 음력으로는 2월14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에서는 양력, 중국에서는 음력으로 생일을 신고한 것이라고 생각한 이주임은 이러한 사연을 공식 서류로 작성해 중국으로 보냈고 중국측도 이를 인정, 초청이 성사됐다. 두 남매는 지난달 50여년만에 재회, 쌓였던 혈육의 정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이주임을 친절 공무원으로 표창하는 한편 이주임의 이야기를 비롯, 36편의 우수 민원처리 사례들을 모은 '시민의 고충을 내 아픔처럼'을 22일 발간했다.
시는 이 사례집을 시 본청, 자치구, 동사무소 등에 비치, 민원처리 공무원의 귀감으로 삼을 계획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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