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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한덕수 의장 / 46년간 조총련 지도자 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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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한덕수 의장 / 46년간 조총련 지도자 군림

입력
200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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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타계한 한덕수(韓德銖) 조총련 의장은 재일 조총련 결성 이후 46년간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왔다.그는 3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돼 조총련 운영을 허종만(許鍾萬) 책임부의장과 서만술(徐萬述) 제1부의장에 맡겨 왔으며 지난해부터는 노인성 질환이 빈발, 조총련 본부 인근의 체신병원에 자주 입원해 왔다.

이번에도 감기에 의한 폐렴으로 입원,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1907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난 그는 1927년 도일 이후 민족ㆍ노동운동에 뛰어 들었으며 해방 이후 조총련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1955년 자주성과 내정 불간섭을 원칙으로 한 북한의 해외공민단체로 조총련이 공식 출범한 후 그는 북한과 일본의 우호ㆍ친선과 조총련 동포의 권익 보호에 매달려 왔다.

특히 모국어에 의한 민족교육의 중요성에 일찌감치 눈떠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는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전국에 조총련계 민족학교를 확보, 민족 문화 계승ㆍ보급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커다란 공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조총련계 동포의 북한 자유 왕래를 실현하고 신용금고인 조선은행을 설립하는 등 조총련 동포의 권리신장과 생활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조총련계 동포의 북한 귀국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결과적으로 이에 참여한 사람들을 궁지에 내몰았다. 또 장기간 조총련 최고 지도자로 군림하면서 지나친 독단과 전횡으로 조직의 민주화를 막았다는 비난을 사왔다.

그는 고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으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부터도 각별한 배려를 받았다. 1967년 이래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었으며 '김일성 훈장' 등 다수의 북한 훈장을 받았다.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전 총리, 구 사회당의 나리타 도모미(成田知己) 전 위원장, 미노베 료키치(美濃部亮吉) 전 도쿄도지사, 역사학자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씨 등 일본 각계 각층 인사들과의 두터운 교분을 통해 북일 친선과 문화교류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타계로 조총련 역사에 한 획이 그어졌으나 이미 조직 운영이 허 책임부의장과 서 부의장의 손에 넘어가 있는 만큼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총련 중앙 조직의 세대교체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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