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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응스님 '금사니경' 80권 - 금으로 옮겨적은 60여만字 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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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응스님 '금사니경' 80권 - 금으로 옮겨적은 60여만字 화엄경

입력
200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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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태민안(國泰民安)의 발원으로 화엄경 60여만 자를 15년에 걸쳐 금으로 옮겨 적은 원응(元應ㆍ66ㆍ벽송사 조실) 스님의 '화엄경 금니 사경' 80권이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 주최로 27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관에서 전시회가 열린다.불경을 옮겨 적는 사경은 나라의 안녕을 염원하는 호국의 방편이자 불가의 중요한 수행법이다. 고려 명종 때는 사경원이 설치돼 국가적 사업으로 장려되기도 했지만, 조선시대 이후 그 맥이 끊어졌다가 노스님의 원력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전란을 거치면서 사경 작품들이 많이 훼손돼 화엄경의 경우에는 극히 일부만이 호암미술관 등에 남아있다.

1954년 부산 선암사에서 출가한 원응 스님은 지리산 벽송사(경남 함양군 마천면) 서암정사에서 40년 동안 주석하며 참선에 정진한 선승이다.

스님은 "벽송사 입산 무렵인 1960년대 초반 지리산 자락에 흩어져 있던 빨치산의 시신을 거둬 천도재를 수차례 치르면서 남북통일의 원을 가슴 깊이 새겼다"고 말했다.

1985년 필생의 작업으로 화엄경 사경에 착수한 스님은 60여만 자를 한지에 옮겨 적는데 5년, 짙은 하늘빛의 감지(柑紙)에 금사(金寫)하는데 5년, 80권의 책을 묶는 접책 작업과 경전 내용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변상도(變相圖) 작업에 또 5년이 걸려 대불사를 완성했다.

스님은 "15년 동안 60여 자루의 붓이 닳았고, 한때는 눈이 멀 정도로 시력이 나빠져 도중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민족의 통일과 국운 융성을 위해 내 한 몸 공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후 이번에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서울 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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