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엔 용감하고 현명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항상 명심해라." 청주SK의 외국인선수 로데릭 하니발(29ㆍ193㎝)이 어렸을 때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던 얘기다. ' 카르타고의 용장' 하니발처럼 되라는 아버지의 염원은 농구코트에서 이뤄졌다. 하니발은 손꼽히는 해결사다.그는 승부처에서 누구보다 침착하고, 위기마다 득점을 터뜨려 돌파구를 마련하곤 한다. 최인선 SK감독이 플레이오프 직행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도 해결사 하니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하니발은 최근 5게임에서 평균 22점씩 기록했다. 17일 수원삼성전에서 역전 3점슛을 포함, 28점을 넣으며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더니 하루 뒤 창원LG전에서도 하니발은 22득점과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또 20일 대전현대전에서는 상대방의 거친 수비에도 이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하지만 그에게 최근 큰 시련이 찾아왔다. 첫번째는 삼성전에서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부딪쳐 오른쪽 무릎을 다친 것.
현재 80% 정도 나아 큰 문제는 없다. 두번째는 일부 신문에 보도된 아내 앙트와네트와의 이혼설. 대학 졸업 후 대만에서 5년, 한국에서 2년 등 줄곧 외국에서 생활한 탓에 고교 때 처음 알게 된 아내와의 관계가 한동안 멀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데없이 "이혼수속을 밟고 있다" "외로움을 못 견뎌 경기 후 눈물을 쏟았다" 등 갖은 추측이 나돌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
팀 관계자들은 "2년째 계속 떠돌았던 말이 왜 갑자기 불거지는 지 모르겠다"며 "하니발이 꺼리는 건 사생활문제가 아니라 그것 때문에 농구를 못한다는 비난을 듣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인선 감독도 "누구보다 영리한 선수다. 이미 그는 정신재무장을 시작했다"며 신뢰를 보였다. 난데없는 장애물을 만난 '흑기사' 하니발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 지 팬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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