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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수익만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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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수익만 '혈안'

입력
200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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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저금리로 시중 자금이 대이동을 시작하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기관마다 겉으로는 "고객을 최고로 모시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금융기관에게 돈을 벌어줄 수 없는 소액 고객은 의도적으로 퇴출되고, 서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불리한 관행 역시 여전하다. 또 "최저 금리를 보장한다"고 내놓은 상품 중 대부분이 생색내기에 불과하거나 명목 금리만 믿고 가입하기에는 문제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없는 고객은 받지 않는다

은행권에서 제일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한데 이어 증권업계에서도 대신증권이 수익성 없는 소액 고객의 퇴출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19일부터 41만개의 사이버 계좌중 '6개월 이상 거래실적이 없거나 잔액이 10만원 미만'인 소액계좌 2만여개를 전격적으로 통폐합했다.

이에 따라 소액 고객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주문이나 정보탐색이 완전히 불가능하게 됐다. 대신증권 김완규 사이버마케팅팀장은 "앞으로도 서버용량만 차지하는 악성 사이버 고객을 6개월마다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색뿐인 최저대출

신동아화재는 최근 본사이전을 기념, 5월말까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최저 7.5%까지 낮춘 상품을 판매중이다. 그러나 7.5%로 대출 받으려면 자동차보험에 3년이상 가입하고 매월 50만원 이상의 장기보험료를 내야 한다.

삼성화재도 아파트 담보대출금리를 최저 연 8.0%까지 내린 '프리론 II'를 판매중이지만 최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 할인율이 40%(무사고 6년) 이상이고 매월 20만원 이상의 장기보험을 3년 이상 납입한 고객이어야 한다.

한 전문가는 "이같은 요건을 갖춘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 돈을 빌리겠느냐"며 "보험사들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대출금리 인하의 함정

전문가들은 또 "HSBC 등 외국계 은행과 일부 국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연 7%대로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를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에서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로 변경한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 재테크 전문가는 "프라임레이트는 변동가능성이 적지만 CD금리는 자금시장 여건에 따라 매일 민감하게 변동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수익률 높은 주식이 폭락가능성도 높은 것처럼 CD금리 연동 대출상품 역시 금리의 폭등위험이 기존 상품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고쳐지지 않는 나쁜 관행

항의하는 고객의 대출금리만 깎아주는 시중은행의 나쁜 관행도 여전하다. 1999년 J은행에서 연 12%로 2,000만원을 빌렸던 서모(37)씨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대출금리는 변동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은행을 찾아가 항의,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

현금서비스에 대해 연 25%의 고금리를 적용, 물의를 빚고 있는 신용카드회사와 할부금융회사들도 학자금이나 생활자금 등을 대출할 경우 '대출수수료'를 빙자해 명목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받아내는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대출금리는 9.5~19%이지만, 실제로는 업무처리와 신용조사 등을 이유로 원금의 1% 가량을 선이자로 공제한뒤 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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