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에서 한국과 미국은 총론에선 원칙적으로 공감, 각론에선 이견"최근 미국을 잇따라 방문했던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과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 등의 설명을 들은 국회 관계자의 표현이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지만 북한을 강하게 불신하고 있다'는 것. 대북 정책을 놓고 한미간에 시각차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 원장은 20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 "미국의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북한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북한의 개방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본질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임 원장은 "미국이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별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미사일 문제는 검증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미사일 문제에서 북한에 끌려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재래식 무기 감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있으나 그 문제는 남북간에 다룰 문제라는 점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미국의 테닛 CIA(중앙정보국) 국장은 북한이 대단히 위협적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그러나 "미국의 신행정부가 전 정부와의 차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며 "몇 달 후면 미국도 우리의 대북 정책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빈 장관은 21일 민주당 의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미국 방문 때 면담한 콜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미국은 대북관계에서 모든 것을 검증 가능한 방향으로 사려 깊은 속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미국측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한미군 존재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대북정책에서 한국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한미외무장관 회담 때, ▦미사일 협상 완전 타결 ▦미사일 합의사항 이행 검증 ▦북한 재래식 무기 감축 등을 북미 수교 3대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주장과 관련 "미국이 그런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지 3대 조건이다 뭐다 할 만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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