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지금 소나무 축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강릉시와 동부지방산림관리청, 강릉시 산림조합이 주최하고 춘천지검 강릉지청 등의 후원으로 24일부터 이틀동안 초당동 솔숲과 대관령 자연휴양림, 효산콘도 앞 해송숲, 강릉문화예술관 등에서 나눠 열릴 2001년 소나무 축제는 강릉 지역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매개로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강릉에는 소나무가 유독 많다. 특히 잘 가꿔진 해송(海松)은 이 곳의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소나무를 주제로 '청솔사랑, 푸른 한마음, 새로운 희망'이라는 표어아래 놀이 문화를 개발해 소나무 체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산불예방 홍보를 확산시키자는 게 이번 축제의 취지이다.
해송은 천연자원일 뿐 아니라 역사적 문화재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강릉해안으로 침투하려던 왜군들이, 이곳 농민들이 붉은 수수를 햇볕에 말리기 위해 해송에 걸어놓은 모습을 보고 군복을 입은 조선의 군사들이 도열해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 도망쳤다는 일화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강릉은 소나무 수 만큼이나 역사, 문화, 생활 등 여러 측면에서 소나무와 뗄 수 없는 깊은 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소나무 축제는 전국 소나무 장승깎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많이 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가는 행사는 '산불안내기 100만인 서명운동'이다.
지난해 발생해 큰 피해를 안겼던 강릉산불을 상기시키고 산림자원 조성을 위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이다.
강원도는 몇 년째 겨울이면 반복되는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입어 왔다. 그런 면에서 지방축제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개최하는 것은 매우 뜻이 깊다.
이와 더불어 '내 소나무 만들기 표찰게시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소나무 한 그루마다 책임지고 보살피는 사람의 이름을 달아주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소나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후 각 지자체의 선심성ㆍ홍보성 행사가 많은 비난을 받아 왔지만 강릉시의 소나무축제는 일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시민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1인 1소나무 심기운동'같은 행사도 생각해 봄직할 것이다.
박수진·강릉신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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