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무적을 자랑하며 배구 슈퍼리그 1, 2, 3차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들러리는 '맞수'라는 호칭이 부끄러울 정도로 3연속 0_3 완패를 당한 현대자동차였다.삼성화재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1 삼성화재 슈퍼리그 3차대회 마지막날 경기서 김세진(17점) 신진식(14점) 석진욱(8점 4블로킹)의 활약으로 또다시 현대를 3_0으로 농락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배구인들은 삼성의 약점으로 왼쪽 블로킹(신진식, 석진욱)이 낮다는 것을 꼽는다. 또 절반이상의 공격을 담당하는 신진식에게 서브와 공격을 집중시켜 피로하게 만들거나 흥분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대한 신진식의 대답은 얄미울 정도다.
"블로킹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전위에 있을 때 진욱이가 수비로 보완해주고 역시 진욱이가 전위일 때는 내가 수비로 커버해 이를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 내게 서브나 공격을 집중시켜 지치게 만든다는데 나는 지쳐본 적도 없고 숨이 턱에 차야 더 잘되는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나는 박빙의 상황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승부사 다운 기질이다. 현대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 1, 2세트 찬스에서 또 다시 승부사들 앞에 심리적 열세를 드러내며 허무하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무리 '삼세번'이라지만 상무도 하고, LG도 해내는 일을 현대가 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점을 분석하고 해결할 지도자의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명승부를 보러 온 관객을 모독하는 일이고 배구열기를 저해하는 일이다.
배구를 즐기는 신진식, 석진욱은 첫 세트 20_19서 서브를 넣고 때리며 연속 5득점, 기선을 제압한 뒤 둘째세트 20_22에서 역시 신진식, 석진욱, 김세진이 번갈아가며 폭격, 30_28로 따내 상대의 전의를 꺾어버렸다.
'심리적 요인'이 패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현대선수들은 투지를 살려보려 했으나 대응력 부족을 노출하며 무너져 최종결승을 앞두고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편 챔피언은 24ㆍ25일, 3월1ㆍ 3ㆍ 4일 남자부 삼성화재-현대자동차, 여자부 현대건설- LG정유의 5전3선승제로 가려진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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