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전격적인 대 이라크 공습에는 양국 전폭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조치'라는 공식 설명 외에 다른 이유들이 있었다고 양국언론들이 밝혔다.영국의 더 타임스는 18일 이라크가 최근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포 체계를 대폭 보완, 비행금지구역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전폭기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됐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의 이 같은 방어 기술 발전은 세르비아의 지원 덕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세르비아는 이라크에 지대공 미사일인 샘(SAM)과 레이더 기지를 지하 광섬유망으로 연결, 미ㆍ영 양국의 폭격기들을 격추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라크는 그 동안 전화선으로 군사명령을 전달, 미국의 정보망에 도청을 쉽게 허용해왔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기술자 및 군사 전문가들을 세르비아에 파견, 직접 기술을 익히도록 했으며 지난 해 12월 25일 이후 이들이 SAM-2, SAM-3 미사일을 발사하는 통제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ㆍ영 양국은 이번 공습에서 수도 바그다드 외곽에 있는 이라크에서 최대 규모의 방공 지휘통제소를 집중적으로 폭격, 완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라크의 석유 밀수출도 공습의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 이라크가 지난 3개월 동안 최근 재개통된 시리아 송유관을 통해 하루 20만배럴(약 300만 달러 상당)의 석유를 밀수출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라크는 지난해 11월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 항구 바니아스로 연결된 약 883㎞의 송유관을 재개통한 후 유엔이 식량과 의약품 구입 등을 위해 허용한 수출량 이외에도 원유를 밀수출해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 자금이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구입 또는 개발하는데 사용될 것을 우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주말 중동 순방에 나서는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시리아 정부에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에 대해 이라크로부터 송유관 시험에 필요한 석유만을 받고 있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석유 수출이 급증해 의혹을 사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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