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오모(30ㆍ서울 관악구 봉천동)씨는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음식을 한 술 먹지도 못하고 싸움만 하고 돌아왔다. 리본을 맨 강아지가 오씨의 식탁을 기웃거리고 핥아댔기 때문이다. 옆자리에 앉은 강아지 주인은 사과는 커녕 "당신도 귀엽지 않냐"는 듯 연신 웃고만 있었다.애완견을 기르는 사람이 선진국 처럼 늘고 있지만 '기르는 기쁨'에만 만족할 뿐 타인을 배려하는 예의를 배운 이가 드물다.
정모(29ㆍ대학원생)씨는 "산책로에서 애완견의 용변을 보게 하는 사람을 보고 한마디 했다가 도리어 '그러면 어디서 보게 하냐'는 핀잔만 들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회사원 오모(36)씨는 "요즘은 지하철과 버스는 물론 유명 쇼핑점에까지 애완견을 데리고 들어와 털을 펄펄 날리는 주인들도 적지 않다"면서 "공공장소에서 피해를 주는 애완견의 주인에겐 경범죄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황민성(39) 사무국장은 "선진국에도 주인이 애완견 배설물 처리 봉투를 들고 다니며 직접 처리하고 쇼핑센터에 들어갈 땐 개를 입구에 묶어두고 간다"며 "기르는 즐거움 만큼 책임을 지고 관리하는 게 선진 시민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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