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 역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러시아는 1990년 수교 이후 우리나라와 '건설적이고 보완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북한과 최근 관계복원을 이룸으로써 남북한 균형외교를 통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다. 4자 회담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미ㆍ중 만큼 비중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향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영향을 주는 '주변 변수'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4월 중순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돼 있어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한 축을 맡게 될 여지는 어느 때 보다 크다고 하겠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함께 최근의 남북관계 진전 및 북한의 개혁ㆍ개방 움직임을 평가함으로써 러시아측에 남북간 화해ㆍ협력 노력의 촉매 역할을 주문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김 대통령은 이런 노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양국간 실질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도 이번 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원선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문제는 양국의 이해가 접목되는 최대 현안이다. 철도 연결을 위한 남북한과 러시아의 3자 협력 필요성에 대한 확인과 함께 한ㆍ러 철도협력위원회 설치 등이 합의될 전망이다. 나호드카 공단건설 사업과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과 관련된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된다.
러시아측은 경협차관의 현물상환 등과 관련, 러시아제 무기 구매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매타당성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어서 구체적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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