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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이라크 공습 파장 / "이해못할 공습" 국제사회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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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이라크 공습 파장 / "이해못할 공습" 국제사회 비난

입력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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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대 이라크 전격공습에 대해 이라크가 보복을 천명하고, 아랍과 유럽의 각국이 미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국제사회가 출렁이고 있다.이라크는 17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 주재로 혁명평의회와 집권 바트당 지도부의 비상대책회의를 소집, 이번 공습을 중대한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공습에 대한 강력한 대미투쟁을 공식 선언했다. 이라크 군 기관지인 알 카디시야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인들의 야만적인 범죄는 결정적인 보복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지도부는 미국이 재차 공습을 감행할 경우 미국에 대한 군사적 반격방안과 함께 미국에 시설물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도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경우 이라크의 보복 대상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및 터키의 미군 공군기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예루살렘 해방군'을 창설하기 위해 21개 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보복적 조치가 비록 실현성은 없으나 후세인이 의외의 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에 극우강경파인 아리엘 샤론 총리의 등장으로 중동평화협상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아랍권은 미국의 공습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아무르 무사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심각하고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중도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요르단의 압델 일라 알-카팁 외무장관도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에스마트 압델 메귀드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이번 공습은 아랍권내의 반미감정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리비아와 시리아도 비난에 가세했다.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에서는 수 천명의 시위대가 성조기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를 불태우며 이라크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아랍 각국에 미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이달 말 아랍을 순방할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의 방문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추진에 반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비난도 잇달았다. 프랑스는 17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이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동의가 없는 어떠한 무력행사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명백한 주권침해"라고 규정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비행금지구역'이란

이라크를 3분하고 있는 남ㆍ북 비행금지구역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상징하고 있다. 다음은 비행금지구역의 개요.

▦남부비행금지구역=1991년 2월 걸프전 종결 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라크 남부 시아파 이슬람 교도들의 봉기를 분쇄하고 잔혹한 보복을 가하기 시작하자 미국 영국 프랑스가 시아파를 보호하기 위해 1992년 8월 설정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996년 9월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한쪽을 지원하자 대응 조치로 남부비행금지구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남부비행금지구역은 수도 바그다드의 남쪽 교외에까지 미치는 북위 33도선으로 확대됐다.

▦북부비행금지구역=미국 영국 프랑스는 1991년 4월 쿠르드족 보호를 위해 이라크 북부 5만㎢ 지역을 '안전한 하늘'로 선언하고 북위 36도선 이북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다. 미국과 영국 전투기들은 이라크 북부 공중을 정기적으로 정찰하고 있으나 프랑스는 1996년 12월 정찰비행 임무에서 탈퇴했다.

■軍통신망 표적 유도탄 공격

1998년 12월 '사막의 여우' 작전 이후 최대 규모인 대 이라크 공습은 16일 오후 8시30분(한국 시간 17일 오전 2시30분) 시작됐다.

미국의 F-15E와 F/A-18, 영국의 토네이도 등은 이날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17일 오전 1시20분) 걸프해역에 떠있던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와 사우디아라비아 및 쿠웨이트의 육상 기지에서 발진했다.

이들 전폭기는 북위 33도 이남의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 상공까지 이동해 폭탄을 발사했다. 공격 목표는 바그다드에서 9~32㎞ 떨어진 5개 레이더 기지의 레이더 20개와 방공지휘통제소. 이라크는 방공 지휘통제소들을 지하 광섬유망을 통해 서로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사실이 미군 정보망에 포착됐다.

미국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일단 이 같은 광섬유망이 구축되면 파괴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라크 방공지휘 통제소를 대상으로 한 도청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건설이 완료되기 전에 파괴하기 위해 서둘러 공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다양한 종류의 정밀 유도 폭탄들이 동원됐다고 밝혔을 뿐 이번 공격에 어떤 무기들을 사용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폭기들은 비행금지구역을 넘지 않고 시설물을 정확히 공격하기 위해 AGM-154와 AGM-130 '스탠드 오프'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탠드 오프'폭탄은 폭격기가 목표상공에 진입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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