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春心)을 잡아라."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신차를 내놓으며 얼어붙은 구매심리를 부추기는 데 열을 올리고있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과 자동차 등록제도 변경 등으로 판매가 주춤하던 다목적 RV(레크리에이션 차량)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시장에서 새 모델들이 속속 나와 봄 기지개를 펴고 있다.
현대차가 내놓은 대형 SUV '테라칸'은 육중한 차체와 고급스러운 실내 편의장치가 매력이다.
대지를 뜻하는 '테라'와 제왕(칸)의 합성어인 테라칸은 1999년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컨셉카 '하이랜드'를 기초로 개발됐다. 차체 크기와 배기량, 성능 등에서 쌍용차 '무쏘'의 경쟁 차종이지만 실내장치는 훨씬 고급스럽다.
대형 고급차 에쿠스에 쓰이는 3,500cc 6기통 가솔린엔진(수출 주력상품)과 2500cc 터보 인터쿨러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며 4륜ㆍ2륜 자동 전환장치와 후진 장애물 경보장치, 빗물 감지장치 등 첨단 편의장비를 갖췄다.
앞 헤드램프는 대우 중형차 매그너스 처럼 날카롭고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은 중후한 멋을 풍긴다. 뒷모습은 미니밴 트라제XG를 닮아 지프차 답지 않게 부드럽게 처리됐다.
지프형 차량의 트레이드 마크인 뒷부분 돌출 스페어 타이어도 뒷 범퍼 안쪽에 처리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했다.
현대차 김뢰명 부사장은 "올해 국내에서 3만5,000대, 미국과 유럽 시장에 6만5,000대를 판매하는 등 내수ㆍ수출 주력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디젤 기본형 1,990만~고급형 2,525만원. 가솔린 고급형 3,470만원으로 갤로퍼보다 140만원 가량 비싸다.
현대차는 정통 지프인 갤로퍼도 계속 생산, 도시형 퓨전(복합기능)카인 싼타페, 고급 SUV 테라칸과 함께 'SUV 3총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탈 많고 말 많은'미니밴 카니발의 새로운 페이스 리프트(부분변형) 모델인 '카니발 II'를 선보였다.
올 5월 미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품질을 대폭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였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 연료ㆍ배기장치와 팬벨트, 서스팬션 등 지금까지 미니밴 차종의 리콜(품질결함 시정명령)에서 단골로 지적됐던 부분을 모두 개선했다.
고급 편의사양을 대폭 늘리고 스타일 면에서도 품격을 한층 높였다.
기존 카니발이 둥글둥글한 스타일이라면 카니발II는 앞부분에 대형 범퍼를 붙여 충돌 안전성을 높이고 보닛과 측면부에 주름을 넣어 한층 남성적인 스타일을 풍긴다.
왕관 모양 엠블램을 새로 붙이는 등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흔적도 보인다.
뒷번호판 옆에 후방감시카메라가 붙어있어 후진 때 운전자가 화면을 통해 후방을 볼 수 있도록 했고 유해가스 차단장치와 습기 감지장치 등 신기술 편의장치로 미니밴의 실용성을 높였다.
직접분사방식의 2,900cc DOHC 터보 인터쿨러 디젤엔진을 장책해 130마력을 내고 연비도 1리터당 13.5km로 비교적 높다.
가격은 9인승 디젤이 1,570만~1,850만원, 9인승 LPG 1,565만~1,870만원, 7인승 가솔린 2,294만원 등 기존 카니발보다 30만원 비싸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소형 SUV인 '이스케이프'를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미국시장에서 작년말까지 50만대가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스케이프는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층을 겨냥해 승용차의 편안함과 오프로드 차량의 강한 이미지를 통합했다.
기존 SUV보다 차체를 가볍고 낮게 해 기동성을 높였으며 승차감도 승용세단 수준으로 높인 것이 특징. 짐을 싣고도 5명이 승차할 수 있을 정도로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공간이 넓다.
실내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노트북PC나 이동전화기를 충전할 수 있는 12볼트 전원 콘센트가 내장돼 있다. 124마력 2,000cc 엔진과 204마력 3,000cc엔진 모델이 있으며 판매가는 3,450만~3,950만원.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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