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3차이산가족 상봉 선정 / 정지용시인 南北 아들 만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3차이산가족 상봉 선정 / 정지용시인 南北 아들 만난다

입력
2001.02.19 00:00
0 0

17일 통보된 제3차 이산가족상봉 북측 방문단에는 국민적 애송시인 '향수'(鄕愁)'의 작가 정지용(鄭芝溶) 시인의 아들과 북한 '피바다 가극단'의 총단장 김수조(金壽祖ㆍ69)씨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정지용의 장남 구관(求寬ㆍ73ㆍ경기 의정부시)씨는 북측 방문단 명단에서 동생 구인(求寅ㆍ67)씨를 확인하고는 "동생은 아버지의 예술적 재능을 물려받아 피아노를 잘 쳤다"며 "어린 시절 아버지가 '문학은 배고픈 공부'라며 시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지만, 구인이와 함께 몰래 아버지의 작품을 암송하곤 했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 시인은 1950년 교단에서 물러난 뒤 서울 녹번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며 글읽기로 소일하다 어느날 "시내에 잠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이후 아버지를 찾겠다고 집을 나선 구인씨마저 실종돼 버렸다.

"월북시인의 아들이라는 멍에 때문에 광원 일 등 온갖 고생을 다했다"는 구관씨는 "1998년 중국 옌볜(延邊)에서 열린 '지용제' 때 그곳 작가들로부터 동생 구인이가 북한에서 방송기자 생활을 오래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동생이 같은 북한 땅에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 소식조차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 총단장은 집단체조 연출의 대가로 꼽히는 북한 예술계의 거물. 지난해 10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 5ㆍ1경기장에서 관람한 대규모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로동당'을 연출한 공로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김 총단장의 장조카 김복겸(金福謙ㆍ53ㆍ서울 은평구 신사동)씨는 "한국전 당시 월북하거나 행방불명된 아버지와 네분 삼촌 가운데 수조 삼촌만 유일하게 살아계신 것 같다"며 "하루종일 나를 업고 다닐 정도로 잔정이 많았다는 삼촌을 만나면 두살 때 헤어진 아버지 소식부터 물어보고 싶다"고 조급해 했다.

김복겸씨의 아버지 수희(壽熙)씨는 서울대 사범대 재학시절 좌익운동을 하다 월북전에는 KBS방송국에서 어린이 합창단을 지휘했으며, 수조씨는 경기상고를 다니다 인민군에 자원했으나 나이 때문에 거부당한 뒤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