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중단했던 미술공부를 끝마치고 싶었죠." 고희(古稀)를 눈앞에 두고 44년만에 서울대 미대에 복학하게 된 최선동(崔仙動?7렐??서대문구 연희동)씨는 "늦게나마 하고 싶은 것을 할 수있는 기회를 얻은 만큼 어린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어릴 적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던 최씨는 1952년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지만 부친이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졸업을 한해 앞둔 57년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취직한 그는 30대 초반에 부산사업소장에 오를 정도로 성공도 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은 어쩔 수 없었다.
60년대 후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그림중개업을 하면서 다시 붓을 잡은 최씨는 지금까지 수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화가로도 명성을 쌓아왔다. 하지만 학문적 지식에 대한 갈증을 느껴온 그는 지난달 용기를 내 모교인 서울대를 찾았고, 미대 교수들은 최씨를 여러 차례 면담한 뒤 지난 15일 서양화과 3학년으로 복학시키기로 결정했다.
"7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크게 깨달은 것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열심히 공부해야죠." 한편 서울대 총동창회는 최씨의 향학열과 자질을 높이 평가, 21일 장학금을 전달키로 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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