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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올해도 삼진쇼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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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올해도 삼진쇼 기대하세요"

입력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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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낮 12시(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스프링캠프인 애리조나주 투산. 팀훈련을 마친 투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센터에서 간단히 몸을 푼 뒤 삼삼오오 스프링캠프장을 빠져나갔다.가장 먼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벤츠승용차를 탄 '꺾다리' 랜디 존슨을 시작으로 모든 선수들이 줄지어 캠프를 순식간에 떠났지만 김병현(22)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시간여가 지난 뒤 김병현은 애리조나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트레이닝센터를 나섰고 센터 문도 닫혔다.

16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뒤 웨이트트레이닝, 러닝등 미친듯이 개인훈련에 열중하는 그를 보고 동료들은 '움직이는 기계'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을 헤쳐나가기 위한 '작은 거인'의 치열한 몸부림이었다. 훈련장에서 대학생 틈에 섞인 초등학생처럼 느껴지는 김병현은 "덩치가 적은 만큼 남보다 더 열심히 훈련해야지요"라며 다부진 속내를 내보였다.

이런 노력은 올시즌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여전히 그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장 마이크 모건(41)의 뒤를 이어 매트 맨타이(28)라는 출중한 투수가 마무리로 버티고 있고 언더 핸드 선발 기용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올해도 셋업맨(중간계투요원)으로 뛸 공산이 크다.

감독으로부터 아무 언질을 받지 못했다는 김병현은 "역할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김병현은 특히 시즌 후반 체력저하로 구위가 떨어지던 지난 2년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지난 시즌 6승6패 14세이브 방어율 4.46을 기록한 김병현은 시즌 초반 놀라운 K퍼레이드를 펼치며 각광을 받았지만 후반기에 체력이 달려 한계를 드러냈다.

동료들도 놀라는 엄청난 웨이트 트레이닝도 따지고 보면 체력강화를 위한 것.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78㎏의 몸무게를 85㎏까지 늘릴 만큼 까다로운 입을 다스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현재의 몸상태를 후반기까지 끌고 가겠다는 각오다.

더욱이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빠른 직구에 덧붙여 스프링캠프연습피칭에서 싱커를 숙달시키는 등 새로운 결정구를 만들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싱커를 시도하다 손가락에 무리가 생기면서 포기했는데 올해 재시도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째를 맞아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듯한 김병현이 올시즌 얼마나 예리한 각의 방울뱀 투구로 타자들의 혼을 빼놓을 지 주목된다.

투산(미애리조나주)=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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