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에 대한 그 동안의 비판이 그의 강의나 저술 스타일에 관련됐다면, 이번에는 보다 본격적인 철학적 비판이 서양철학 전공자에 의해 제기됐다.김진석(사진)인하대 철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비평' 봄호에서 "김용옥의 해석학은 광신적 해석학에 가깝다"고 일침을 놓았다.
고전 텍스트의 지식이 더 이상 실천적으로 사용되기 힘든 상황임에도 마치 미래를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고전을 불러내 '말씀을 선포하는' 행위는 "음험한 권력욕을 감추고 있는 권위주의적 해석 행위이며, 자신을 성스러운 말씀의 독점적인 대행인으로 내세우는 신학적이며 보수적인 해석 행위"라는 주장이다.
이는 고전 해석학 일반에 대한 비판과 연결된다. 고전의 사상과 오늘의 상황 사이에는 엄연한 사회적 단절이 존재하는 까닭에 과거의 텍스트를 연구하는 것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사상을 모색하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전에 복음이 숨겨져 있다는 식의 해석이 명분과 권위를 축적하려는 권력형 해석이라는 주장도 이런 맥락이다.
김교수는 이 때문에 고전이 임기 응변식으로 해석돼 정치적으로 남용되고 있다고 말하며, 김용옥에게서 그 대표적 사례를 읽고 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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