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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폭설 정치' / 당사 눈치우고…지하철 출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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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폭설 정치' / 당사 눈치우고…지하철 출퇴근

입력
2001.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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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의 폭설은 정치권에도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 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5일 오후 큰 눈으로 교통 대란이 벌어지자 승용차 대신 지하철 5호선을 타고 마포역에서 여의도역으로 이동했다.이 총재는 "오찬 모임이 끝난 뒤 국회 본회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며 "기자들이 옆에 없으니까 시민들이 스스럼 없이 인사하고 사인까지 요청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16일 오전에는 당직자들과 함께 당사 주변 도로의 눈을 치우기도 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식사 모임을 끝낸 뒤 대방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안양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하철에서 신문을 보다가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폭설 피해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 등 상당수 경기ㆍ인천 출신 의원들도 이날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김 대변인은 "대다수 의원들이 길이 막히니까 지하철을 탔겠지만 모처럼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나누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은 이날 오후 '주례 당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다 차가 언덕길을 못 올라가자 경찰ㆍ행인들과 함께 차를 뒤에서 직접 밀기도 했다.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계획했으나 취소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폭설대책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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