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는 움직이는 거야'. 2개의 국제대회 참가를 포함해 유례가 드문 한달간의 장기 합숙을 실시하며 전술접목을 시도한 히딩크 감독은 4_4_2를 뼈대로 하되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는 다양한 전술을 두루 테스트했다."항상 선수들을 먼저 보고 이들이 어떤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지 판단한 후 적합한 전술을 찾는다"라고 밝힌 히딩크 감독의 지도방식과 일맥상통하는 시험을 거친 것이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전이 끝난 뒤 "4_4_2는 고정된 전술형태가 아니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전술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한국축구의 새로운 전술형태로 도입된 '4_4_2'는 마치 화석처럼 굳어진 것처럼 인식됐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다양한 포메이션 실험쪽이었다. 두바이 4개국 대회 UAE전서는 3_5_2에 가까운 변형 시스템으로, 덴마크와의 경기에서는 4_3_3으로 나섰다.
3_5_2 전술은 한국대표선수들에게 익숙한 시스템이다. 좌우 스토퍼 중심의 대인방어가 3_5_2의 수비특징이지만 히딩크 감독은 지역방어를 고수하면서 3백을 테스트했다. 3_5_2 전술에서 중앙수비수 홍명보는 공격에 깊이 가담하는 리베로 임무를 맡기도 했다.
히딩크가 3백을 실험한데 대해 일사불란한 조직력과 스피드를 갖춰야 하는 4백 일자수비 형태에 맞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4_4_2가 중앙공격수 2명이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방식이라면 4_3_3 전술에서는 공간활용보다는 공격수들의 개인돌파를 중시한다.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공격수 세 명을 상대진영에 포진시킨 것은 약체로 꼽힌 덴마크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이 4_3_3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유럽파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과 설기현(벨기에 앤트워프)의 포지션인 좌우 공격날개의 기량점검에도 목적이 있었다.
김희태 일간스포츠 해설위원(명지대 감독)은 "히딩크는 4백 일자수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공격 포메이션은 가변적으로, 다양하게 운용할 것으로 보며 상대에 따라 수비숫자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