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제 무기가 청와대에 입성한다?'다음달중 기종을 최종결정하는 차기 대통령전용헬기(VH-X) 도입사업의 유력후보로 러시아 카잔(KAZAN)사의 중형 헬기인 'MI-172'가 부상했다.
이 사업은 1991년 도입된 미국 시콜스키사의 VH- 60 헬기가 연한을 다해 1,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새 헬기 편대(3기)를 2002년말까지 도입하는 것. 미국 업체가 일찌감치 물러나는 바람에 MI-172과 영국ㆍ이탈리아 합작 EHI사의 'EH-101'(사진 오른쪽)이 치열한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시절 처음 마련된 '전용헬기'는 6공화국 초기 잠깐 프랑스제 AS33을 사용하다 공군에 넘겨준 것을 제외하고는 벨 412, UH-1N 등 줄곧 미국제를 채택했다. 과거 적성국가였던 러시아제는 언제나 '들러리'였지만 이번에는 기종의 경쟁력으로 보나 정치적 여건으로 보나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국방부도 공군측에 "이번에는 러시아제를 '진지하게' 다루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러시아 잠수함 도입사업(636사업)을 백지화한 데 대해 러시아측이 서운함을 표시하고 있어 이달말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험평가 등에선 양기종이 ▦쌍발엔진 ▦속도 130노트(시속 240㎞)이상 ▦레이더로 탐지되고 있는지 여부를 역추적하는 장비 등 요구성능을 충족했으며, MI-172는 적외선 방해장비, EH- 101는 미사일 접근 경보장치를 각각 내세워 우열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군 일각에선 "대통령의 헬기는 상징성도 큰 데 러시아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