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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사커 / 프로축구연맹 '속빈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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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사커 / 프로축구연맹 '속빈 행정'

입력
2001.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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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프로축구단의 단장을 지낸 한 인사를 만났더니 이렇게 울분을 터뜨렸다. "97년인가 결산이사회때 일이에요.당시 IMF체제하에서 연맹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흑자를 기록했다고 하길래 단장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칭찬을 했어요.

유상부 프로축구연맹회장에게 직원을 표창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었지요. 그런데 지금와서 안 일이지만 당시 스폰서금액이 8억원이나 미수됐더군요. 말하자면 한 직원이 단장들에게 서류를 위조해 사기를 친 것이지요."

당시 이사진이 감쪽같이 속았던(?) 스폰서 미수금사건으로 요즘 프로축구계는 시끄럽다.

미수금사건이 불거져 나오면서 연맹을 둘러싼 소문도 무성하다. 스폰서문제는 누가 독점하고 있다든지 직원들의 보직변경에 문제가 있다든지 등등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과정에 불투명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연맹은 곧 결산재심의를 할 예정이지만 3년이 지나도록 지적하지 못하고 넘어온 감사실력이라면 그 결과가 어찌될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축구인들은 입을 모은다.

연맹은 늘 전시적인 행정에 집중해 왔다. 올초 명분에도 맞지 않는 '한ㆍ일_세계올스타전'을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에서 한 것이나 앞으로 한ㆍ중ㆍ일 리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협찬금과 방송중계권료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자랑하는 바람에 구단과 언론은 연맹이 모든 일을 잘 해 나가고 있다고 믿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연맹의 방만한 행정이 불투명했기에 알 수 없었던 이유도 있다. 연맹의 올해 예산규모는 3년전에 비해 30억원 정도가 늘어난 89억원이지만 구단을 위한 지원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는 사이 프로축구의 경쟁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연맹은 지난해 수많은 심판사고와 관중감소의 위기에도 올 시즌 그 어떤 대책도 내놓치 못하고 있다. 대표팀의 일정때문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올 시즌 구단의 흥행전략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야할 시점에서 연맹의 행정력 부재는 프로축구에 큰 손실이다. 구단과 언론이 납득하도록 명쾌하고 신속한 처리가 바람직하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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